[이데일리 양미영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 후 첫 외국 순방길에 올랐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출국한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태국을 시작으로 미얀마와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3개국을 찾을 예정이다. 특히 미국 현역 대통령이 미얀마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첫 방문지인 태국에서 잉락 친나왓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곧바로 미얀마로 건너가 테인 세인 대통령과 아웅상 수치 여사를 만난다.
19일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 등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오바마가 첫 순방지로 동남아시아를 택한 것은 미국 외교정책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이는 자연스럽게 중국의 아시아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나 이번 순방이 중국의 권력교체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중국의 경계심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그동안 미국 현역 대통령의 첫 미얀마 방문은 최근 미얀마 군부 정권의 개혁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미국으로서는 미얀마의 각종 개혁이 중국과의 줄다리기 끝에 얻어낸 성과란 측면에서 전략적인 외교 정책으로 비치고 있다.
페트릭 코닌 미국안보센터 고문은 “미얀마와의 새로운 관계형성은 중국의 손쉬운 접근을 차단할 수 있을뿐 아니라 중국이 동남아 각국을 존중하면서 그들과 거래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그간 호주와의 안보협력 강화는 물론 필리핀과도 미국 주둔을 위한 정기적인 협상을 벌여왔고 베트남의 깜라인만에도 현재 미 해군이 주둔해 있다. 미국은 이번 EAS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 협상 참여국 정상들과도 회동할 예정이다.
다만 16일 중국 외교당국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이 중국에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하지 않는다”며 “원자바오 총리는 아시아 국과들의가 경제협력 강화를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