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올해는 좀 희한하다. 시장 예상이 번번이 빗나가고 있다. 팔자가 강할 걸로 예상했을 때는 순매수로 마감했다. 시장에 긍정적인 날이 될 것으로 내다보면 대규모 매도폭탄이 쏟아졌다. 지난달엔 최악의 상황을 맞기도 했다.
바로 옵션만기일 이야기다. 시장의 만기 전망이 올해처럼 크게 빗나간 적도 별로 없다. 지난달엔 만기부담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2조7912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프로그램 매물 폭탄이 터졌다.
오늘은 올 들어 두번째 맞이하는 `네 마녀의 날(쿼드러플 위칭데이)`이다. 매월 만기가 찾아오는 옵션만기에, 3개월에 1번 있는 선물의 만기가 겹쳐지는 달이다.
만기가 가까워지면 시장은 전망을 내놓느라 바쁘다. 마녀들이 행여나 심술을 부려 시장을 들쑤시지나 않을까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 흐름을 비롯해 쌓여 있는 순차익잔고 등을 통해 가늠하기 위해 애쓴다.
그런데 이런 전망이 올해는 매번 뒤엎어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이다. 올해 프로그램 매수의 대부분이 외국인에 의한 것인 만큼 청산의 열쇠 또한 외국인이 쥐고 있다. 그래서 만기 이벤트가 외국인이 민감해하는 글로벌 재료에 크게 좌우되는 형국이다. 여기에 환차익 수요까지 고려해 원화가치도 예상해야 한다.
이번 달 동시 만기 전망은 `불행하게도` 긍정적이다. 순차익잔고가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선물과 현물 주식 가격 차이인 베이시스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그렇지만 올 들어 100% 확률을 자랑 중인 만기 징크스가 이번에도 통하지 않을까라는 불길한 예감을 벗어던지기가 쉽지 않다.
최근 세계 경기 회복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남유럽 재정리스크가 여전한 점이 부담이다.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는 뜻이다. 실제로 전날(8일) 외국인은 선물 원월물과 근월물 간의 차이인 스프레드가 이론가 대비 크게 벌어져 있는 상황에서도 매도 롤오버(만기연장)를 진행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예상과 달리 6-9월 스프레드는 더욱 낮아졌다.
내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을 비롯해 한국 증시의 MSCI 선진지수 편입 여부, 미국 연방시장 공개위원회(FOMC) 등이 예정돼 있어 확인하고 가려는 심리도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만기에 대해 시장 전망은 대부분 우호적이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마치 패를 미리 읽는 것처럼 거꾸로 움직이는 외국인이 있기 때문이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라는 노랫말이 틀리기를 바라지만, 최근 분위기를 고려해 보수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