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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부쩍 커진 변동성

지영한 기자I 2009.05.14 08:25:06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13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주요 지수들이 2~3% 안팎 크게 떨어졌다.

몇가지 이유가 있었다. 그동안 많이 오른데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과 4월 소매판매의 예상밖 감소세, 월간 사상 최대인 4월 주택압류 등이 한데 어우러져 시장을 압박했다.

▲ 뉴욕증시가 13일(현지시간) 소매지표 부진으로 급락세를 보였다. 월가의 한 브로커가 증시 하락에 실망한 듯 고개을 숙이고 있다.
라이언 데트릭 섀퍼스인베스트먼트리서치(Schaeffer's Investment Research) 스트래티지스트는 그동안 많이 올라 이 쯤에서 제동이 걸릴 상황이었다고 말한다.

특히 소비와 은행 등에 대한 의구심으로, 투자자들이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핑계거리를 찾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때 맞춰 부진한 소매지표 등이 빌미가 됐다는 얘기다.

퀸시 크로스비 하트포드(Hartford) 수석 투자스트래티지스트도 비슷한 입장이다. 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내려는 핑계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부진한 경제 데이터와 보너스 규제강화 움직임 나오자 매물을 내놓았다는 설명이다.

이날 4월 소매판매는 당초 0.2% 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결과는 0.4%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2에 달하기 때문에 뉴욕증시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월마트가 3% 가까이 떨어지고, 메이시스 백화점은 6% 이상 하락했다.

리차드 스파크스 섀퍼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Schaeffer's Investment Research)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소비가 경기회복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소비지표가 나쁘면 경기회복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뉴욕증시에선 은행업종이 다시 급락했다.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5~10%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피프스 서드 뱅크프나 헌팅턴 뱅크셰어스 등 지방은행도 큰 폭 하락해 은행업종 지수는 6% 이상 떨어졌다.

이에 대해 니콜라스 사겐 포트 워싱턴 인베스트먼트어드 어드바이저즈(Fort Washington Investment Advisors) 최고투자책임자는 (스트레스 테스트 발표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중 누가 승자인지 구분이 잘 안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부쩍 커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어제는 지수별로 등락이 엇갈리는 혼조세를 보였지만, 지난주 금요일과 이번주 월요일, 그리고 오늘 주요 지수들은 2~3% 안팎이나 오르 내렸다.

벤자민 보울러 글로벌 에쿼티 디리버티브 리서치(global equity derivative research) 헤드는 요즘 높은 변동성을 감안하면 최근 랠리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불 마켓(bull market)은 아닌 것 같다는 입장이다. 1930년대 대공황까지 되돌아보면 과거 `불 마켓`이 지금처럼 높은 변동성을 갖고 시작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뉴욕증시가 단기적으로 좀 더 조정을 받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피터 잔코브스키스 오크브룩인베스트먼트(OakBrook Investment) 수석연구원은 경기회복이 공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인지 좀 과도하게 올랐다고 말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3월 저점까지는 테스트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상승분의 일부는 반납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트포드의 퀸시 크로스비 스트래티지스트는도 증시가 기술적으로 과매수 상태이기 때문에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부터는 투자자들이 데이타가 덜 나빠졌다는 정도가 아니라 보다 긍정적인 수치를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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