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노컷뉴스 제공] "발길이 안떨어지네요."
한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이운재(34·수원)가 독일월드컵 16강 탈락에 아쉬움을 금치못했다.
이운재는 25일 오전4시(이하 한국시간)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서 출국 직전에 가진 인터뷰에서 "너무 아쉽다"는 말로 입을 뗐다. 그는 "더 오래 남아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 지금 떠나려니까 발길이 안떨어진다"며 착찹해했다.
"월드컵 원정경기 첫 승의 쾌거도 올렸는데 2라운드에 못올라가서 아쉬움이 크다"는 이운재는 전날 스위스와의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부심의 오프사이드 반칙 선언에도 불구하고 스위스의 득점으로 인정한 주심의 판정에 대해 "경기는 끝났으니까 선수들도 패배를 받아들여야 하지만 분명히 문제가 있었고 (심판은) 반성해야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또 독일에 패하며 결승진출이 좌절됐던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과 현 상황을 비교한 이운재는 "독일과의 4강전은 우리의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안타까운 경기를 했던 것이지만, 어제 경기는 우리가 이기고 압도하는 상황에서 그런 결과가 나와 더욱 속상하다"며 16강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스위스전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곱씹었다.
이번 독일월드컵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을 짧은 훈련시간으로 꼽은 이운재는 김남일(수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미드필더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했던 스코틀랜드 전지훈련 당시가 '아드보카트호의 고비'였다고 회상했다.
또 이운재는 "후배들이 내가 못 이룬 원정 1승을 거둬준 것은 정말 크게 평가할 만하다"고 힘주어 말한 뒤 "아직 은퇴 생각은 없지만, 후배들의 길을 터주는 의미에서 욕심부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잘 준비해 지금처럼 눈물을 머금고 돌아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뒤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세 경기 연속 선발 출장해 풀타임 소화한 '골키퍼' 이운재는 눈부신 선방으로 한국 축구대표팀이 승점4점(1승1무1패)을 챙기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냈으며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최종전 출전으로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에 가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