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김한길 의원 기자간담회(2004-7-25)
-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과정 공개, 재산등록제 개정안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질문이 많다. 재산공개형성과정 공개는 부당한 방법으로 재산을 축적한 인사들이 고위공직에 취임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재산을 뺏거나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다. 미래 지향적으로 재산 형성에 문제 없는 사람이 공직에 들어서야 한다는 차원이다.
모든 것을 명쾌하게 재산을 소명하지 못할 경우가 있다. 그러면 이 사람들은 나라와 미래를 위해 잘난척 할 것이 아니라 조용히 자신의 길을 가라는 것이다. 과거 뒤지기가 아니라 미래 고위 공직자의 자격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운전할 때 백미러를 보는 것은 과거를 보자는 것이 아니라 뒤를 보면서 앞을 제대로 가자는 것이다.
- 추진경과는 제가 초선때인 15대 때 개혁이라는 구호가 난무했다. 저는 구호가 아니라 제도와 사람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구호로서 개혁이 아니라 실제로서 뭔가 필요한 변화를 가져오는 제도를 고민했다. 초선때 재산 등록하고 보니까 평균 재산이 32억원이었다. 보통 사람들이 공직자 월급이 얼만데 그런 돈이 났냐는 것이었다. 공직 생활만 하던 사람들 경력상 돈을 벌 이력이 없는 분들도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 재산 총액 뿐 아니라 그돈을 번 과정까지 공개하게 한다면 우리사회 많은 요소가 보다 깨끗해 지지 않을를까 하는 차원에서 시작한 것이다.
당시 돈 많은 의원들한테 야단도 많이 받았다. 서명을 받는 과정에서 재산 등록 내용을 보고 재산이 적은 의원들부터 서명을 받다가 동그라미를 잘못 읽어서 재산이 많은 분들께 가서 서명을 해 달라고 했다가 곤욕을 치룬 적도 있다. 그러나 이후 제가 입각했고 이후 신기남 의원에게 물려줘 발의토록 했다가 좌절된 적이 있다. 저와 제친구들이 이 법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식신탁제도 등 이 법을 구체화하는 법안들이 만들어져 가고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에게 이 법안을 대선공약으로 채택되도록 요청해 발표한 바 있다. 또 천정배 원내대표가 대표연설에서 확인한 바 있다.
- 8월 중에 바른정치모임에서 공청회를 개최할 것이다. 이후 안을 만들어 정책위 조정을 통해 당론으로 채택하도록 할 것이다. 언론에서 우려도 하고 격려도 한다. 소급 입법 이야기도 있는데 소급 입법과는 상관없다. 이 법에 의해 과거에 불법이 아니었던 것이 불법으로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재산에 대한 이력서를 좀 더 자세하게 쓰자는 차원이다. 형성 재산의 소명 범위, 15대 때는 등록일로부터 5년 전 재산을 소명토록 했고 그 이전 재산에 대해선 입증은 필요없고 진술토록만 했다. 이제 시한도 시한인데 재산규모도 생각해 봐야 한다.
부동산의 경우 얼마 이상만 소명토록 할 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미국은 고위 공직 취임 2년 후부터는 소명하고 5000달러 이상은 소명토록 하고 있다. 이도 공청회 등을 통해 고려해 보겠다. 특히 등록 의무자 범위도 정해야 한다. 15대 때는 재산 신고 의무 공무원을 다 포함했는데 일단 장·차관 정무직 공직자, 선출직 공직자로 하고 이후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17대 국회의원에게도 적용할지 18대 국회의원부터 적용할지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 미래의 공위공직자들이 보다 반듯한 생각을 하는 분들로 채워지게 하는데 의미가 있다. 이점을 분명히 이해하셔서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
- 이 법안 걱정하는 분들이 너무 앞서간 측면이 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을 갖고 있는데 미국만 해도 2년 전 재산에 적용하고 있다. 미국 등에는 이런 법을 가질 필요가 없다. 보통사람의 재산 형성과정 자체도 투명하게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처럼 특정인의 재산형성과정을 밝히라고 할때 난감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관행이 있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진행 중이다
▲일문문답
-당내 반응은.
=우리당 분위기는 대체로 이런 법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많다.
-17대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반드시 통과될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법의 현실성이다. 열람 복사를 가능케 하지만 신청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신청자를 제한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등록일 얼마 전부터 신고할 것인지
=15대 때는 5년전 부터인데 당내에는 여러 의견이 있다. 전문적인 고려가 필요한 것이 더 길게 하면 할 수록 현실성이 떨어지고 너무 짧게 하면 입법의 실효성이 떨어지게 된다. 진술과 확인을 하게 하고 그것이 실제 사실과 다를때 어떻게 어떻게 한다는 단서조항을 다는 방법도 있다.
-진술의 진실성이 의심될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한다는 것인가?
=전문적 검토가 필요하다.
-고위공직자 윤리위의 확충은?
=필요하면 인원을 늘릴 필요도 있고 아니면 유사 업무를 하는 부방위 등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일부 신문은 돈 있는 사람은 공직에 출마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냐 하는데 그건 아니다. 우리 사회에 팽배한 가진자에 대한 편견이 있는데 정상적으로 부를 획득한 사람에 대해선 그 정당성을 부여하는 기회도 될 것이다. 우리당에도 상당한 재산을 신고한 분들이 있는데 그만큼 세금도 냈고 사회적으로 존중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신행정수도 관련 청와대와 협의도 갖고 있다. 수도권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대국민홍보를 강화하겠다고 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주입식 홍보를 하는 것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여러 의견을 들어서 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고 반대의견이 있는 분들과도 토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며칠전에 반대 의사를 밝힌 원로들측에 토론을 하자고 요청했다. 공개 토론도 좋고 간담회도 상관없다고 했다. 어제까지 의견을 낸 것을 보니까 공개토론보다는 간담회를 요청했다. 현재는 29일쯤 만날 예정이다.
한나라당 분들에게 한 마디는 하고 싶다. 2002년 대선부터 신행정수도 되면 수도권 공동화 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그것을 접고 인구분산 효과가 없다고 한다. 두 이야기는 극에서 극이다. 인구분산 효과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면 대선때부터 최근까지 집값폭락한다고 한 데 대해선 몰랐다면 몰랐다고 사과해야 할 것이고, 알면서 했다면 정말 그러지 않았기를 바란다. 수도권에 있는 분들은 정말 좋아질 것이다. 2030년 완성되는 계획이다.
인구가 어느 정도 빠지냐 정확하게 수도권 집중도는 47%인데 신행정수도 건설하면 수도권 인구집중도는 45%정도인 것이다. 동북아 시대 중심도시로 서울을 만들겠다는 것이 이번 계획의 중심이다. 용산 미군기지 빠지면 95만평 녹지가 생기고 청와대가 빠지면 인왕산 부근에 새로운 땅이 생긴다. 광화문도 고도제한이 심했는데 높은 빌딩이 세워질 것이다. 이는 녹지가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집값도 녹지가 많아야 높아진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발표자료에 따르면 서울 시민들의 생명이 제주시민보다 3년이 짧다. 교통사고 안전과 관련해 29개 도시를 비교했을 때 서울이 29등이다. 우리가 너무 오래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수도권 집중 폐해에 둔화되는 측면이 있다. 박정희 대통령이 이전하려던 것은 안보때문이라고 하는데 박정희가 세운 계획은 수도권의 인구과밀 집중을 막기 위해 행정수도를 옮기려고 한 것이다. 수도권 과밀의 폐해 중의 하나가 안보다.
조선일보 보도를 보면 당시에도 박대통령이 수도권 과밀 집중이래선 안된다는 말이 나와 있다. 건설 비용도 그렇다. 거기다 안 지으면 어딘가에 지어야 한다. 수도권 집중하면 연기 공주 아니라고 해도 어디에든 지어야 한다. 수도권 주변에 지으면 67조가 들고 연기 공주에 지으면 45조가 든다는 것이다. 그쪽에다가 지으면 덜 드는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부터 지난 30년간 정권을 책임진 사람이 수도권 과밀화는 더 이상 안되야 겠다며 추진해 온 일이다. 박 대통령이 그렇게 돌아가지 않았다면 그 계획을 실천했을 것이다. 전두환 대통령도 계룡대 부근에 비밀리에 땅을 매입하지 않았느냐.
역대 정권에서 여러가지 인구 집중 막기 위한 대안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그 정책들이 실패했다는 것이 극명해졌기 때문에 이대로 갈 수 없다고 결정한 것이다. 지구상에 이런 인구집중 도시가 없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그 해결책을 찾기도 힘들다. 동경권의 집중도가 32%정도이고 파리가 18%다. 파리나 런던만 해도 10%대의 집중도가 있지만 공공시설을 이전해 수도권 집중을 막기위한 정책을 펴왔다. 2030년 계획대로 해도 수도권 집중도는 45%이고 신행정수도 건설을 하지 않으면 집중도가 51%가 된다.
제대로 알고 나면 수도권에 있는 분들도 야당이나 일부의 주장이 얼마나 사실과 거리가 있는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호주의 수도는 어딘지 모른다. 스위스의 수도는 베른이나 아는 사람이 없다. 신행정수도가 건설이 되면 서울은 대한민국의 대표 도시가 될 것이다. 이게 완성되면 수도권 텅텅비고 집값떨어지고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게 안먹히니까 이제 인구 분산 효과가 없는 것 아니냐고 한다. 조금 인구가 줄 것이다. 수도권 사람 느끼기에 쾌적하다 싶을 만큼의 인구 변동은 있을 것이다.
-신행정수도 공청회가 실패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기 보다는 이전 방법보다 더 효과적인 것이 있다는 것이다. 유신한다는 것도 아니고 3선 개헌 하자는 것도 아니다. 이제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미를 알린다는 것이다.
-공청회는 계속하나?
=신행정수도 추진위에서 일정대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29일 토론회에선 누가 오나?
=반대해 왔던 사람들이 올 것이다.
-한 두명 알려달라
=송월주 스님, 서경석 목사 등에 다 연락을 드리고 있다.
-인구집중도 수치는 어디서 나온 것인가?
=복잡한 요소들이 있다. 신행정수도 추진위에서 통계청 복지부 자료들을 취합해서 만든 것이다.
-약 100만명 정도의 이전 효과가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 안하면 51%가 집중하고 하면 45%가 된다. 반대하는 분들의 반대 논리를 대응하다가 이에 대응하고 또 반대하는 분들이 또 논리를 바꾸면 여기도 논리를 바꾸게 된다. 그런 것들을 다 정리하고 있다.
-여론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막연하게 알고 있다가 다시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결정하는 것 같다. 자꾸 선거용이라고 하는데 노무현 대통령의 오래 소신과 철학에 따른 것이다. 이게 선거에 유리할 지 불리할 지 몰랐다. 박빙의 싸움이 되다보니 한나라당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다.
우리가 핵심 참모회의에서 다시 생각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그런데 노무현 후보가 이것만은 표에 득이되든 실이되든 양보할 수 없다고 초강수로 나왔다. 당내에서 이 문제로 시끄러우니까 한동안 후보가 당에 오지도 않았다. 그러면서 밖에서 전화를 해서 신행정수도 문제만큼은 후퇴해선 안된다. 저의 철학과 소신이 담긴 공약이라고 했다.
그때 언론 보도를 보면 우리 수도권 표가 흔들린 것처럼 되어 있다. 노무현 후보가 지방자치 연구회 하면서 10년 넘게 연구했는데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대선 공약으로 내놓지 않고 있다가 당선되서 내놓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 아니겠나. 2002년 대선후보 막바지에 단일후보 되고나서 이회창 후보측과 뜨겁게 선거전에 돌입했을 때 이문제가 핵심적인 당락을 결정짓는 공약 아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