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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유가상승에 따른 채권수익률 전망

정명수 기자I 2000.09.14 09:32:56
국제유가 상승이 채권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2가지 방향에서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원유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수출을 성장의 동력으로하는 우리 경제구조상 고유가 지속은 국내경기를 하강기조로 돌려놓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따라 저물가(저금리)-고성장 구도라는 경제정책 방향도 일정부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상승의 원인 73~74년의 1차, 79~80년의 2차 오일쇼크와 현재 국제유가 상승을 비교해보면 유가 상승률 자체는 오일쇼크 당시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1차 쇼크때 유가는 3달러에서 12달러로 4배, 2차 쇼크대는 14달러에서 35달러로 2.5배정도 올랐다. 99년이후 국제유가도 12달러 수준에서 최근 30달러선까지 3배가까이 급등했다. 1, 2차 오일쇼크가 중동전쟁과 이란-이라크 전쟁 등 정치적인 이유에서 촉발됐다면 최근 유가급등은 미국의 원유비축량이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투기적인 수요가 늘어나고 OPEC이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나타났다는 차이가 있다. 70, 80년대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세계경제가 저에너지 구조로 재편되면서 유가급등에 따른 충격이 과거보다는 덜하겠지만 고유가 추세가 지속된다면 세계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투기적인 수요가 진정되면 유가 급등세는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의 동반상승 유가 상승은 그 자체로도 파급력이 크지만 비철금속,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동반한다는 측면에서 2차적인 영향도 만만치 않다. LG투신운용의 최원녕 과장은 "최근 국제 원유가 뿐만이 아닌 비철금속, 곡물가 등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OECD 주요국의 경게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의 상승 트렌드는 흡사 스테그플레이션의 초기 국면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기동을 비롯한 비철금속의 가격은 유가와 유사한 추세를 보이며 99년이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기사하단 그림참조)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수출주도형 경제구조에서 체산성을 떨어뜨려 경기추세가 급변할 가능성이 높다. ◇채권수익률 전망 유가상승이 경기를 둔화시킬 것이라는 예측은 채권수익률에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러나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이 완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속한 경기둔화는 외부 충격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려 경제기조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파급력을 감안할 때 고물가-저성장의 스테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정책기조에 변화가 올 경우 채권시장의 근본적인 흐름이 바뀔 수도 있다. 9월 금통위에서 콜금리 인상을 유보했지만 고유가 추세가 지속된다면 긴축정책으로의 선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부역시 유가 상승분을 시장가격에 반영하겠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유가상승에 따른 물가압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펀더멘탈 측면의 시장전망에 대한 반론도 있다. 대우증권은 과거와 달리 유가가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해 왔고 물가를 자극하는 요소도 비용측면이기 때문에 실물부문에 주는 영향도 적다며 수급요인과 같은 채권시장 내부의 움직임이 수익률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대우증권은 정부의 저금리 정책을 신뢰하지 못하는 시장분위기가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유가와 전기동 가격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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