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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24일 중국이 대대적인 부양책을 발표한 이후 중화권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갔는데 올해 들어 중국 기술주가 부각하면서 상승폭을 더 키웠다.
올해초 등장한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는 챗GPT보다 훨씬 낮은 개발비를 들였음에도 맞먹는 성능을 보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세계에서 화제가 됐다. 이때부터 중국의 AI를 비롯해 기술 잠재력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중국 기술주에 관심이 쏠리면서 미국 ‘매그니피센트7’인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테슬라, 메타에 대항하는 ‘테리픽10’도 생겨났다. 중국 유망 기술주를 종합해 부르는 ‘테라픽10’엔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인 BYD, 대형 쇼핑 플랫폼과 AI를 운영하는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인터넷 기업으로 다양한 사업을 벌이는 텐센트·바이두·넷이즈, 가전제품과 전기차 사업을 벌이는 샤오미, 중국 최대 배달 플랫폼 메이퇀, 현지 대형 자동차 기업 SMIC과 지리차 등으로 구성됐다.
AI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알리바바는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2021년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다.
실제 중국 기술주가 몰려있는 증시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8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홍콩 증시의 항셍지수와 H지수는 올해 들어 각각 33.9%, 32.5% 상승했다. 중국 본토 상하이지수와 선전지수도 같은 기간 각각 15.8%, 28.7% 올랐으나 홍콩 증시 상승세에 미치지 못했다.
홍콩 증시 기술주로 구성된 항셍테크지수는 해당 기간 44.7%나 급등하며 전체 홍콩 증시를 끌어올렸다.
상장지수펀드(ETF)도 쏠쏠한 수익률을 올렸다. 중국 기술주 상위 30개 종목에 투자하는 글로벌X 항셍테크 ETF와 항셍테크지수를 추종하는 ACE 차이나항셍테크 ETF는 올해 들어 각각 45.2%, 39.5%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홍콩 증시에서 기술주가 크게 올랐다면 중국 본토에선 대대적인 시총 순위 변화가 있었다.
중국에선 최고급 백주(바이주)를 생산하는 귀주마오타이가 전통적인 시총 1위를 지켜오고 있었는데 최근 이런 상황이 크게 변했다.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귀주마오타이의 시총은 1조9144억위안으로 상하이는 물론 선전 증시를 통틀어도 1위였다. 백주에 대한 중국 수요가 크고 마오타이의 경우 중국 내에서 명품과 같은 효과를 내기 때문에 백주 제조사가 오랫동안 시총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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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 9월 30일 기준 귀주마오타이는 시총 1조8082억위안으로 중국 농업은행(2조1293억위안)과 공상은행(1조9682억위안)에 이어 3위까지 밀려났다.
귀주마오타이 시총은 해당 기간 5.5% 내린 반면 농업은행, 공상은행은 각각 15.5%, 14.1% 오르며 대형주 순위가 바뀌었다. 중국 은행들이 대대적인 부양책 영향으로 배당액을 크게 키우면서 수요가 몰린 결과다.
반면 귀주마오타이는 중국 당국이 공직자에 공적 접대비용, 공무 차량비용, 공적 해외출장 등 3대 공공비용 지출을 엄격히 제한한 여파가 작용했다.
전체 증시 트렌드를 봐도 이제는 술 제조업체보다는 배당주나 기술주 등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반증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엔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는 캠브리콘의 주가가 폭등하면서 한때 귀주마오타이를 제친 적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캠브리콘의 상승은 투자자들이 디플레이션과 무역 긴장에 빠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소비자 기업에서 벗어나 기술 부문에 베팅함에 따라 나타난 중국 주식 시장 환경의 중요한 변화”라고 지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