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계기로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가 어그러졌다. 미국은 러시아와 가까워졌고,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는 패싱을 우려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독재자’로 부르며 “서두르지 않으면 나라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저 그런 성공을 거둔 코미디언’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젤렌스키는 “우리는 (종전 협상에) 초대받지 않았다”며 미국은 그저 “트럼프·푸틴 간 정상회담으로 가기만 바라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 때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을 속히 끝내겠다고 공언했다. 2022년에 터진 이 전쟁은 24일 발발 3주년을 앞두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러 종전협상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러 정상회담이 이달 안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를 제쳐둔 채 강대국 간에 모종의 딜이 오가는 형국이다.
미·우크라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배경에는 리튬·티타늄을 비롯한 희토류 광물자원이 있다. 우크라이나는 희토류 부국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전시 최대 지원국임을 내세워 희토류 지분 50%를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팔 수 없다”며 딱 잘라 거절했다. 젤렌스키는 전후 미국과 유럽이 평화유지군을 파병해 확실한 안전보장이 이뤄지길 바란다. 그러나 미국은 파병에 부정적이다.
우크라이나 종전협상을 지켜보면서 ‘한국 패싱’ 우려가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틈날 때마다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언급했다. 지난 7일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북한과 잘 지내는 것이 모두에게 매우 큰 자산”이라며 “우리는 북한, 김정은과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선에 파병했다. 조태열 외교장관은 지난 15일 독일 뮌헨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대북 정책 공조를 확인했다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직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지금으로선 한덕수 총리를 빨리 대통령 권한대행직에 복귀시켜 트럼프 대통령과 접점을 구축하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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