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정부와 부산광역시는 왜 EXPO를 유치하려 할까. 무엇보다 경제적 효과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부산 EXPO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생산유발 43조 원, 부가가치 18조 원, 고용창출 50만 명으로 추산된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2.1배, 2002년 한·일 월드컵의 4배 가까운 규모다. 개최 기간도 올림픽과 월드컵이 한 달 정도에 불과한 데 비해 EXPO는 장장 6개월에 달한다.
대한민국과 부산의 위상 제도고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나라는 인정박람회만 2번 개최했고, 등록박람회를 개최한 적은 없다. 부산이 2030년 EXPO를 개최하면 올림픽, 월드컵, 엑스포 등 세계 3대 이벤트를 모두 개최하는 국가가 된다. 지금까지 3대 행사를 모두 개최한 나라는 프랑스, 미국, 캐나다,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 6개국이 전부다. 부산 EXPO 유치는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과 국력을 드높이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부산 또한 글로벌 도시로서의 위상과 브랜드를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실 부산은 국내에서는 인구· 경제· 문화 등 모든 면에서 두 번째로 큰 대도시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는 아직 브랜드가 취약한 실정이다. 이에 부산시는 EXPO 개최를 통해, 부산을 수도권에 이은 한국 경제의 ‘제2 성장축’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 EXPO라는 대형 이벤트를 통해 부산권의 새로운 경제 축이 만들어지면, 부산의 미래발전을 50년 이상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일본의 오사카와 중국 상하이는 EXPO를 거쳐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했다. 그래서 이번 EXPO가 부산으로서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이다.
부산 EXPO 유치를 위해 그동안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많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금도 남은 기간에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그들의 유치 활동은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 당사자인 부산시와 정부의 노력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격려를 보내고 싶다. 그런데 이번 유치 과정에 기업인들이 누구보다도 앞장서고 헌신적으로 힘을 기울여 왔다는 것은 참으로 돋보인다. 그들에게 진정 감사의 마음과 응원을 보내고 싶다. 다만 정치인들, 특히 부산 출신 정치인들의 역할이 잘 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어쨌든 관련 인사들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필사적인 각오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지금 대한민국은 여러 가지로 많은 시련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크고 실질적인 것은 경제적 어려움이라 할 것이다. 금년도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유례없이 낮은 수준이다. 우리가 툭하면 ‘잃어버린 30년’의 덫에 걸린 나라로 폄훼해오던 일본보다도 더 낮다. 더욱이 내년도 경제 전망도 마찬가지다. 물가마저도 걷잡을 수 없이 치솟아 서민들의 일상생활을 괴롭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쪼록 부산 EXPO 유치라는 염원이 이루어져 우울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우리 국민 모두에게 그나마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되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