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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을 뛰어넘은 공사비 상승은 아파트 정비사업에도 파문을 몰고 왔다. 건설사들은 계약한 금액으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겠다며 인상을 요구했고 조합은 ‘인상 불가’ 조문을 들이밀며 거부하고 나섰다. 문제는 원자잿값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공사비 상승 기조가 앞으로도 이어지리란 전망이다. 불안한 중동 정세로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국내에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데 통상 고금리는 부동산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원자잿값 인상이 가져온 공사비 인상이 사업지와 시공사 간 갈등으로 번지면서 분쟁은 더욱 격화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0월 전국 자재수급지수는 95.0p로 전달보다 5.0p 하락했다. 이는 자재수급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당분간 자재비와 관련된 체감 정도가 개선되기 어려움을 뜻한다. 김선민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던 주택부문 수익성은 3분기까지 지난해 수준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며 “원자잿값과 인건비는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연이은 부실공사 사건으로 현장 직간접비가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위원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자잿값 부담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며 “원자잿값 상승은 2개월 후행해 건자잿값 원가에 반영되는데 지난 9월 이후 국제유가 상승세가 가팔라진 점을 고려한다면 올해 말부터 원가 부담이 가시화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2020년부터 현재까지 물가가 체감 상 50% 올랐는데 공사비는 그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며 “하자 처리도 최근 들어 소송을 통한 분쟁으로 이어지다 보니 공사 원가율이 상승하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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