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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지법 신현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일 특경법상 사기 혐의를 받는 전씨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진행했습니다.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고, 주거가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영장 발부의 이유로 들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현재까지 15명으로부터 결혼 빙자, 투자 유도 등 사기 행각을 통해 약 19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데요. 여기에 남씨와 재혼하겠다며 접근 후 그에 대한 스토킹, 남씨의 조카 폭행 등의 혐의도 별도로 수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전씨는 남씨의 결혼을 발표하며 ‘재벌 3세’, ‘IT 사업가’ 등 이력을 내세워 주목받았습니다. 그러나 전씨가 주장한 파라다이스 그룹의 혼외자 등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히려 그는 성별을 바꿔 가며 여러 명에게 비슷한 수법으로 결혼 빙자 등 사기를 저질러 징역 2년 3월형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후 경찰은 지난달 30일 전씨에 대해 출국 금지 명령을 내리고, 체포·압수 영장을 신청했는데요. 법원이 영장을 발부함에 따라 지난달 31일 전씨는 경기도 김포의 친척 집에서 체포돼 송파경찰서로 압송됐습니다. 현재 전씨의 사기·사기 미수 등 사건은 모두 송파경찰서에 병합돼 수사 중입니다.
이날 전씨가 영장 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전씨는 체포 당시는 물론,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이동하는 과정에도 취재진의 질문에 모두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전씨는 ‘남씨가 사기 범행 여부를 몰랐냐’, ‘밀항하려고 한 것이 사실이냐’, ‘피해자들에 대한 변제 계획은 어떻게 되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전부 대답하지 않고 “가겠습니다”고 작게 대답한 후 호송차에 올라 법원을 향했습니다.
전씨가 송파서를 떠난 이후 전씨 측 변호인이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변호인은 “전씨가 사기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있으며,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는 의사를 거듭 전했다”고 밝히면서 “남씨와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질 심문 등 조사에 응하겠다. 피해 회복 등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남씨가 전씨로부터 3억원 상당의 외제차, 고가의 명품백 등을 선물받은 것을 SNS에 자랑하면서 이것들을 피해 변제에 사용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렸는데요. 우선 남씨가 사기에 공모했는지와 방조했는지 등이 밝혀질지 여부가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남씨가 사전에 전씨의 사기 범행 등을 알고 묵인·방조했는지 등 여부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남씨는 자신 역시 전씨에게 속은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전씨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입니다. 남씨 측은 대질 심문은 물론, 거짓말 탐지기 조사 등에도 나서겠다며 적극적인 항변 의지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