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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센터장이 정부 차원의 통합적 지원을 강조하는 것은 SDV가 단순히 완성차 업체에 국한된 자동차에 관한 기술이 아니라 반도체와 로봇 등 다른 첨단 산업에도 접목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예컨대 자율주행 분야의 선두 주자인 테슬라와 엔비디아가 동시에 로봇 분야 진출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고 센터장은 “미래 모빌리티에는 많은 기술요소가 포함되는데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면 큰 낙수효과가 기대된다”며 “전기차와 자율주행, 로봇,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전반에서 기업이 힘을 합치면 더 큰 생태계가 열리는 만큼 정부도 산업별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융복합 관점에서 통합적인 지원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SDV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완성차 업계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게 데이터개방으로 꼽았다. 고 센터장은 “자율주행을 고도화하고 완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데이터를 범용적으로 쓸 수 있는 게 중요하다”며 “그러나 일반 완성차 제조사가 개인정보보호 등의 이유로 데이터를 구하는 게 어려워 최종 개발 단계에서 반쪽자리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데이터 즉시 개방이 어렵다면 일반인들의 개인정보와 실용 데이터를 분리하는 방안을 고민해달라는 업계의 요구도 있다. 적어도 국내 운전자들의 데이터만큼은 한국의 완성차업체가 양질의 데이터를 우선적으로 갖게 해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도록 데이터 사용을 열어달라는 요청이다.
테슬라의 경우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인공위성을 통해 전 세계 테슬라 자동차 데이터를 모두 한곳으로 모으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고 본부장은 지적했다. 테슬라는 위성으로부터 모은 정보를 빅데이터해 다시 글로벌 테슬라 차량에 입력, 업데이트하는 방법을 구사하고 있다.
고 본부장은 “테슬라가 궁긍적으로 추구하는 건 전기차를 만들어 파는 게 아니라 하드웨어를 이끌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완성하고, 이 알고리즘을 가지고 돈을 벌겠다는 전략”이라며 “국내 완성차 업체나 관련 산업계, 정부는 바로 이 부분을 경계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