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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비중 자체는 미미하지만, 지난해 전체(0.042%)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2021년 전체 발간된 리포트(1만4602건) 중 매도리포트는 8건으로 0.055%에 불과했고, 2022년 역시 전체 발간 리포트(1만4165건) 중 매도 의견은 6건으로 0.042%에 지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아직 상반기가 다 지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올해 매도리포트는 10개 이상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나온 첫 번째 매도 리포트는 2월 한화투자증권의 카카오뱅크(323410) 분석이었다. 당시 카카오뱅크가 건전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플랫폼 기능이 악화하고 있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어 5월에도 카카오뱅크에 대한 매도 의견을 다시 한 번 내놓았다. 제주항공(089590)에 대해서도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3월 매도의견을 제시했다.
최근 시장에 가장 큰 충격을 준 리포트는 에코프로(086520)의 비중축소 의견 리포트(4월 12일 발간)였다. 연초부터 4월 11일까지 646.6% 급등하던 에코프로(086520)는 2차전지 과열 논란 한 가운데 섰다. 이에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가총액이 5년 후의 예상 기업가치를 넘어섰다”며 “동종업계에서 미래에 대한 준비가 가장 잘 된 위대한 기업이지만 (당시 시점 기준) 좋은 주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이후 주가는 2거래일간 20% 넘는 하락률을 보였다. 유진투자증권도 한 달 뒤 에코프로비엠(247540)에 대해 과열이 심화돼 있다며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제시했다.
물론 매도 리포트에 대한 불편한 눈빛은 여전하다. 특히 ‘공매도’와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세력과의 결탁을 의심한 투자자들의 민원에 금융당국의 서면질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매수’ 일색이던 증권사들의 리포트에 매도 의견들이 조금씩 싹트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여전히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도 의견은 0.1% 채 되지 않는 가운데, 정확한 분석에 입각한 자유로운 의견이 나와야 투자자들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사의 경우 기업들에 대한 수수료 의존도가 높다 보니 매도 의견을 냈을 때 기업과의 관계가 단절될 수 있다는 우려에 매도 의견을 쉽게 내놓지 못한다”면서 “다양한 투자의견을 담은 리포트 발행이 점차 활발해지면, 투자자들의 리서치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