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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전문대학원(교전원) 철회가 대표적 사례다. 교전원은 교육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앞두고 교원 전문성 향상을 취지로 추진됐다. 그간 교육계에선 일반대학 졸업 후 교전원에서 2년간 석사과정을 이수하는 방안 등이 교전원 모델로 거론됐다. 사실상 교대·사대 체제를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겠다는 얘기다.
이에 대한 현장의 반발은 거셌다. 교사 처우 개선 없이 재학 연한만 5년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교대·사대생들 결과적으로 1~2년 더 시간과 비용(등록금)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강력 반발했다. 결국 교육부는 지난달 23일 교전원 도입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는 “교전원은 20~30년 전부터 나왔던 방안인데 과거 사례를 살펴보지 않고 의욕만 앞세우다 실패했다”며 “지금도 교원 임용적체가 발생하는데 누가 학교를 2년 더 다니고 교사가 되려고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사교육 대책도 마찬가지다. 교육부는 지난 3월 발표한 2022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국내 사교육비 총액(26조원)이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경신하자 상반기 중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10일 정례브리핑에선 “종합대책보다는 실효성 있는 개별 과제를 지속 발굴,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이런 갈팡질팡 행보에 비판이 거세지자 같은 날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사교육비 경감 종합대책은 준비되는 대로 시점을 정해 안내할 예정”이라며 하루도 안 돼 입장을 번복했다.
교육계에선 현장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정책 수립 과정에선 갈등 조정도 중요한데 언론에 정책을 발표한 뒤 여론 수렴 절차를 거치고 있다”며 “충분히 여론을 들은 뒤 한 걸음씩 정책을 추진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은 유·초등 부문에서의 국가책임 강화와 대학 자율성 확대가 골자다. 유보통합·늘봄학교를 통해 만 0~11세까지의 돌봄·교육을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방향에는 공감도가 높다. 하지만 유보통합에선 유치원·어린이집 교사 간 통합에, 늘봄학교 정책에선 학교·교사의 업무 부담 가중에 대한 반발이 크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개혁은 의욕을 앞세워 한 번에 추진하려 하면 부작용이 생긴다”며 “교사들이 움직여야 하고 학부모·학생의 지지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교육개혁은 반도체 등 미래 산업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이공계 우수 인재를 빨아들이는 ‘의대 블랙홀’ 역시 해소해야 할 과제로 거론된다. 송기창 명예교수는 이에 대해 “의대 정원(3058명)이 17년간 유지될 정도로 우리 사회에 유일하게 남은 기득권이 의사들이라 의대만 가면 성공이 보장된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라며 “의대 정원을 늘리면 이런 인식이 약화되고 결국 의대 쏠림 현상도 완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