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항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단기(spot)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일 기준 2847.62로 전주 대비 306.64포인트(9.7%) 내렸다. 이는 SCFI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역대 주간 최고 하락 폭으로, 지난주 세웠던 기록을 한 주 만에 갈아치웠다.
앞서 SCFI는 올해 초 사상 최고치인 5109.60까지 치솟았으나 중국 춘절 연휴와 봉쇄 조치 등을 거치며 17주 연속 하락했다. 이후 중국 봉쇄 조치 완화로 물동량이 늘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한 달여간 연이어 상승하다가 지난 6월 17일부터 내림세로 돌아섰다. 현재 SCFI는 지난해 4월 초 수준까지 하락했다.
다만, 현재까지 올해 평균 SCFI는 4268.92로, 지난해 연간 평균치 3791.77보다 12.6%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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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운임 정보업체 제네타(Xeneta)에 따르면 상반기 컨테이너 교역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으며, 하반기까지 컨테이너 수요 약세가 이어지면 올해 전 세계 컨테이너 교역량은 총 2.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네타 측은 “컨테이너 현물 운임이 급격히 하락하진 않겠지만, 몇 달간 하락 추세를 보인 데다 앞으로도 내림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노선 운임은 1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당 4252달러로 전주 대비 4.3%(189달러) 하락했고, 같은 기간 지중해 노선 운임도 1TEU당 4774달러로 5.9%(297달러) 내렸다. 지중해 노선 운임이 4000달러대로 떨어진 건 지난해 5월 7일 이후 처음이다.
호주·뉴질랜드 노선 운임도 전주보다 4.8%(135달러) 하락한 1TEU당 2662달러를 기록했다. 또 중동 노선 운임은 지난주보다 14.1%(290달러) 내린 1TEU당 1767달러로 17개월 만에 1000달러대를 기록했다. 남미 노선 운임도 이번 주 9.6%(847달러) 내리며 1TEU당 7981달러를 기록했다.
미주 서안 노선 운임은 전주보다 22.9%(1175달러) 하락한 1FEU(1FEU는 12m여 길이 컨테이너 1개)당 3959달러를 기록했고, 미주 동안 노선 운임은 전주보다 5.5%(483달러) 떨어진 1FEU당 8318달러로 나타났다. 이로써 미주 서안 노선은 16주 연속, 동안 노선은 15주 연속 운임이 하락했다.
김병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연구원은 “컨테이너운임지수는 계절적 성수기에도 아시아-북미 항로 등 원양항로의 약세 등으로 연이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대만 등 지정학적인 리스크와 함께 코로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원양항로에 참여한 중소선사들의 운임 경쟁으로 앞으로 운임 약세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