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그룹들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비은행부문의 수익비중을 높이는 것”이라며 “비교적 업계 순위가 고착화한 은행을 제외한 보험, 카드, 증권 등의 부문에서 계열사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및 상품을 통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KB·신한, ‘M&A’로 덩치 키워 1등 금융그룹 경쟁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그룹 1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는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모두 M&A(인수·합병)를 통해 비은행 사업부문의 덩치를 키우고 있다.
M&A시장에서 한 발 앞선 곳은 KB금융그룹이다. KB금융은 지난해 4월 푸르덴셜생명보험을 2조2650억원에 인수했다. 이전에도 2014년 당시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등 비은행 금융사를 연이어 인수하면서 비은행사업의 수익 비중을 확대했다. 지속해서 비은행 계열사를 늘리면서 KB금융그룹의 비은행사업 순이익 비중은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44.5%에 이른다.
신한금융도 M&A를 통해 비은행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2018년엔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한 뒤 기존 신한생명과 합병해 신한라이프로 생명보험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프랑스 BNP파리바 그룹과 주식매매계약을 통해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의 지분 94.54%를 인수하며 손해보험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디지털 손해보험를 육성할 예정”이라며 “신한은행이나 신한카드 등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은행업에서도 업계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신한금융이 BNP파리바카디프 손보 인수를 통해 ‘증권-생보-손보-카드’ 등 비은행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함에 따라 KB금융그룹과 국내 금융그룹 1위 자리를 두고도 양대 금융그룹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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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은행권 수익비중이 높은 하나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도 비은행권 수익 비중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3분기말 현재 하나금융그룹은 비은행권 수익비중이 36.0%다. 지난 2017년 20.8%에서 2018년 21.6%, 2019년 24.0%, 2020년 34.3% 등으로 증가세다.
하나금융그룹은 비은행 계열사 중 하나금융투자를 대형 IB로 육성하기 위해 2020년 3월 4997억원에 이어 지난해 4월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2020년에는 더케이손해보험(현 하나손해보험)을 인수했다. 이외에도 하나캐피탈, 하나손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등 비은행 자회사의 자본을 늘리면서 비은행사업의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오는 2025년까지 해외·비은행 부문의 수익비중을 40%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사업비중이 가장 큰 우리금융그룹은 손태승 회장이 지속적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2021년 3분기 현재 은행수익 비중은 82.6%로 KB국민(55.5%), 신한금융(58.5%), 하나금융(64.0%)보다 월등하게 높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2025년까지 비은행사업 수익비중을 20%대 중반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현재 그룹 내에 계열사가 없는 증권과 보험사 가운데 인수대상을 적극 찾고 있다.
◇금융지주 수장, 신년사 통해 비은행 사업 강화 ‘일성’
비은행사업 강화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나타났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글로벌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비금융사업의 성과도 가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디지털헬스케어 △통신 △자동차 △부동산 등 비금융플랫폼의 시장지배력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성장동력 다변화를 위한 외부와의 전략적 제휴 및 투자와 글로벌 IB(투자은행)채널 강화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증권 부문 등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만한 무게감 있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한층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며 “동시에 기존 비은행 자회사의 괄목할 성장을 이끌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