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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에 따르면 주말인 지난 24일 서울의 낮최고기온은 36.5도로 올해 가장 기온이 높았다. 같은 날 대구광역시(33.2도)보다 3.3도보다 높았다.
대구는 분지라는 지형적 영향으로 건조하고, 구름이 적어 일사량으로 인한 복사에너지와 서풍으로 인한 푄 현상으로 기온이 상승하며 전통적으로 가장 더운 곳으로 꼽힌다.
그런데 이번 폭염은 서울 등 수도권이 오히려 대구 등 전통적으로 기온이 높은 지역보다 더 더운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8년 폭염 당시 일명 서프리카라는 신조어가 생긴 이후 이른 폭염이 찾아온 올해도 어김없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이번 폭염의 주요 특징에 대해 전문가들은 ‘열섬’과 ‘열돔’ 현상에서 원인을 찾는다.
먼저 열섬(heat island) 현상은 도시의 기온이 교외보다 높아지는 현상인데, 자동기상관측장비(AWS)로 비교하면 강남 등 고층 빌딩숲은 교외 변두리에 보다 적게는 2~3도 많게는 5~6도 가량 높다. 전반적으로 서울의 높은 인구밀도, 도시화, 인공열 등이 온도를 높이는 한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 폭염연구센터장은 “서울의 기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도시화가 일조를 하고 있고, 현재 고기압이 일본 동해상쪽에서 세력이 강해 동풍이 산을 넘어 서울까지 기온을 높이는 푄 현상이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열섬의 주된 변수는 콘크리트와 녹지의 차이로 설명된다. 2016년 ‘환경영향평가’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도심 기온은 남산보다 7도 이상 높았고, 북한산·관악산 주변과는 10도 넘게 차이가 났다. 녹지는 낮 동안의 열 스트레스를 줄이고, 밤 시간대 최저 기온을 낮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고기압이 반구 형태의 지붕을 만들며 뜨거운 공기를 가둬 폭염을 일으키는 ‘열돔(heat dome)’ 현상도 올 여름을 달구는 원인 중 하나로 자주 거론된다. 열돔은 학술적 용어는 아니지만, 대기 상층에 강한 고기압이 자리잡으면서 날씨 변화가 없어지고, 우리나라에 솥뚜껑같이 큰 규모의 고기압이 만들어질 때를 지칭한다. 7월 초중순 발생했던 폭염이 이 열돔으로 인해 발생했다.
그런데 최근들어 상층 고기압인 티베트 고기압의 강도가 약해졌다. 중층의 북태평양 고기압과 상층의 티베트 고기압이 겹치는 커플링(coupling) 현상이 공고해져야 열돔 현상이 발생하는데, 현재 디커플링하고 있는 모습이라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이에 이번 폭염은 2018년에 비해서는 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폭염일수만 놓고 봐도 2018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현저하게 낮고, 상층 고기압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고 소나기 구름도 가끔 생기면서 최고기온이 2018년만큼 높지 않다. 이 센터장은 “작년 여름 유난히 선선했던 것과 비교해 체감적으로 올해 폭염수위가 높게 느껴지긴하나, 역대 최고 더웠던 2018년 기록을 깨기는 현재로선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7월말에서 8월초 티베트 고기압이 극성기가 보이는 시기 열돔 형태를 띄면서 8월초까지 폭염이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