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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22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시작될 가능성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하원 코로나19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영향이고 장기적으로 2%에 수렴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최근 몇 달간 두드러지게 올랐다”며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지속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실제 연준은 이번달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7.0%로 상향했다. 3월 당시 6.5%에서 0.5%포인트 올렸다.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상승률 예상치는 2.4%에서 3.4%로 상향 조정했다. 근원물가 역시 2.2%에서 3.0%로 높여 잡았다.
그럼에도 기준금리 인상은 먼 얘기라는 게 파월 의장의 판단이다. 그는 “노동시장의 광범위한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월가 일각에서는 최근 연준이 내놓은 점도표상 기준금리 인상 전망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빠른 오는 2023년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조기 인상론이 불거졌는데, 파월 의장은 이에 선을 그은 것이다.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8명 중 2023년까지 제로금리가 이어질 것으로 본 위원은 5명에 불과했다.
파월 의장은 또 1970년대 같은 초인플레이션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2% 안팎의 인플레이션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들이 있다”며 “1970년대에 봤던 일들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연준 내 ‘3인자’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역시 비슷한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이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당장 연준에게 핵심적인 이슈가 아니다”라고 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연준은 과도한 혼란 없이 통화정책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은 지표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날 피터슨국제연구소(PIIE) 컨퍼런스에서 “연준이 테이퍼링을 논의하는 건 적절하다”면서도 “아직 거기까지 도달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한편 파월 의장의 발언에 뉴욕 증시는 안도했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79% 상승한 1만4253.27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고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