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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래의 인더스트리]반도체는 '산업의 쌀'

강경래 기자I 2021.04.24 08:35:05
이데일리 독자 여러분은 아마도 지난해와 올해 점심 식사와 저녁 술자리에서의 대화 이슈가 바뀐 것을 느끼실 겁니다. 지난해엔 부동산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면 올해 들어서는 주식 이야기가 대부분일텐데요. 그만큼 올해 들어 주식시장이 뜨겁습니다. 하지만 정작 개인 투자자들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최근 주식시장 이슈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강경래의 인더스트리’는 최근 주식시장과 함께 산업계를 달구는 이슈를 보다 쉽게 전달, 투자 등에 도움이 되실 수 있도록 주말마다 관련 배경지식을 다룰 예정입니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제공=삼성전자)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최근 경제와 산업, 주식시장 전반에 걸쳐 진행되는 이슈는 크게 반도체와 바이오, 자동차부품, 엔터테인먼트 정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어느 하나의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얽히고 또 설키는데요. 최근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강경래의 인더스트리’ 코너에서 가장 먼저 산업에 기초가 되는 ‘반도체’에 관한 이야기를 다뤄볼까 합니다.

반도체는 TV와 스마트폰, 냉장고, 세탁기 등 전기가 통하는 모든 전자기기에 필수로 들어가는 부품입니다. 종류도 메모리와 로직, 아날로그, 센서, 디스크리트 등 다양한데요. 그래서 반도체를 ‘산업의 쌀’이라고도 표현합니다. 반도체 산업을 알기 위해서는 IDM, 팹리스, 파운드리, 패키징. 이 4가지 용어를 알아야 합니다.

◇반도체 4개 카테고리, IDM·팹리스·파운드리·패키징

우선 IDM은 종합반도체회사로 여러분이 아시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미국 인텔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반도체 개발에서 생산까지 모든 것을 자체적으로 하는 회사를 말합니다. 또한 팹리스는 반도체 개발만을 하고 생산은 외주에 맡기는 업체입니다. 전 세계 통신용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미국 퀄컴이 대표적입니다. 주식시장에 상장한 팹리스 업체로는 실리콘웍스, 텔레칩스(054450), 제주반도체(080220), 앤씨앤(092600) 등이 있습니다.

아울러 파운드리와 패키징은 모두 반도체를 위탁받아 생산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입니다. 반도체 생산 중 파운드리는 전공정이라고도 하구요. 이는 반도체 생산에 있어 75% 정도를 차지합니다. 요즘 대만 TSMC가 자주 언론지상에 등장하는데요. 최근 우리 정부가 TSMC에 찾아가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을 더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죠.

이는 TSMC가 전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이기 때문입니다. 통상 파운드리 업체들은 팹리스 업체들이 개발한 반도체 제품을 위탁받아 생산합니다. 최근엔 IDM 업체들도 일부 반도체 물량을 파운드리에 맡기기도 합니다. 우리 주식시장에 상장한 파운드리 업체로는 DB하이텍(옛 동부하이텍)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패키징은 반도체 후공정이라고도 하며 반도체 제조에 있어 파운드리를 제외한 나머지 25%가량을 담당합니다. 이는 파운드리를 마친 반도체 웨이퍼(원판)를 받아 절단하고 전기적으로 연결한 뒤 검은색 덮개를 씌워 제품을 완성하는 과정입니다. 주식시장에는 하나마이크론, SFA반도체, 시그네틱스 등이 있습니다.

◇한국, 반도체 ‘슈퍼사이클’ 중심 국가

반도체는 ‘실리콘사이클’이라고 해서 4∼5년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합니다. 올해와 내년은 호황에 해당하는데요, 특히 올해 슈퍼사이클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위축했던 수요가 올해 들어 폭발하기 때문이죠.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사상 최대인 5190억달러, 우리 돈으로 무려 58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데일리 구독자 여러분께선 ‘보복소비’라는 말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연수요’라고도 하는데요. 지난해 구매하지 못하고 미뤄둔 제품을 올해 사기 위해 최근 백화점 등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반도체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지난해 구매하지 못한 TV와 자동차, 냉장고, 세탁기를 구매할 때 여기 들어가는 반도체 역시 구매하게 되는 원리입니다.

이렇게 IDM, 팹리스, 파운드리, 패키징 등 4개 카테고리가 반도체 생태계를 구성하구요. 이들 카테고리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속에서 별도로 움직이지 않고 하나의 생명체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입니다. 이를테면 팹리스 업체 제품을 파운드리가 받아 전공정을 마친 뒤 패키징 업체들이 후공정을 마무리하는 형태죠.

그래서 이들 업종에 속한 업체들이 모두 최근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최소한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반도체 생태계에 속한 업체들을 계속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가 최소한 메모리반도체 분야에 있어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반도체가 우리나라 수출 품목 부동의 1위이기 때문에 한국은 당분간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인한 수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음 주엔 반도체 이슈 후속으로 ‘대만 TSMC, 왜 강한가’를 주제로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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