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기분 좋지는 않아...대선 지지도, 큰 변화 없을 것"

박지혜 기자I 2020.07.17 00:10:0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대법원의 무죄 추정 원심파기환송 판결로 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옥에 다녀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16일 오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전화 연결에서 진행자가 ‘참 구사일생 했다’고 말하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사실 기분이 좋지는 않다. 이게 너무 스트레스가 많은 일인데다가 당연한 일을 너무 힘들게 왔다는 생각도 들어서 좀 착잡하다”고 말했다.

‘대법원에 일부러 가지 않았나’라는 질문에는 “원래 대법원 선고는 안 가도 된다. 일부러 갈 필요 없고 더구나 생중계한다고 하니까 아까운 시간 내서 가는 것보다는 그래도 도정을 조금이라도 챙기는 게 낫지 않겠나 싶어서 그 사이에 또 열심히 일했다”고 했다.

또 진행자가 ‘솔직히 조마조마 했는가’라고 묻자, “그렇다. 일반적 예측으로는 합리적 결론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떤 결론이 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지사는 이번 판결 이후에도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게 무슨 큰 상황 변화가 아니고 어차피 이런 것도 다 감안해서 우리 국민들께서 판단하고 계신 거 아닐까 싶어서, 저는 일반적은 예측과는 다르게 큰 변동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인터뷰에서 ‘대선이 아니라 경기도지사 재선을 준비한다’고 말한 데 대해선 “준비는 사실 의미가 없다. 최종적으로 임기가 끝날 때 그다음에 어떤 역할을 맡게 될 것인지는 도민들이 판단하시는 거고, 저희는 대리인들이니까 그 일을 맡긴 주권자들의 판단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그런 맡겨진 일보다 다른 데 관심이 있다고 판단이 되면 우리 국민들께서 오히려 더 나쁜 점수를 주시지 않을까 싶다. 개인이나 아니면 5000만이라고 하는 우리 국민들의 집단지성체나 똑같다고 생각해서, 원래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재선이라도 시켜주면 얼마나 고맙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가 대법원의 원심 파기환송으로 지사직을 유지하게 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입장을 밝힌 후 마스크를 벗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친형 강제입원 논란과 관련해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지사에 대해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지사에게 벌금 3백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이 지사가 의혹을 제기하는 상대방 질문에 부인하는 취지로 답변하는 것을 넘어서 허위사실을 적극적으로 공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지사가 상대 질문 의도를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형의 입원 사실을 공개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지 않은 이상 방어 취지로 답변한 것을 반대 사실 공표나 허위진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토론회라는 특성상 의사소통 과정에서 나온 발언을 허위사실 공표로 처벌하면 표현의 자유와 선거운동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며, 일방적이고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밝히지 않은 한 허위사실 공표로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친형을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했다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대법원 선고로는 처음으로 TV와 온라인을 통해 전 과정이 생중계됐다.

앞서 이 지사는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는 무죄를, 2심에서는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으로 당선무효 위기에 놓였던 이 지사는 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