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지방 금융지주 회장들이 전사적으로 자사주 매수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역경기 위기와 함께 찾아온 바닥을 기는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4월 취임 직후 5~6월에 걸쳐 자사주 2만500주를 사들인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추가 매수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김 회장의 자사주 매입 직후 권재중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등 핵심 임원들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주당 5000원 중반대에 머물고 있는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조치다. 최근 3년 JB금융지주 주가를 보면, 2017년 8월4일(주당 7000원)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JB금융 관계자는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게 내부 판단”이라며 “하반기에는 김 회장이 처음으로 해외 기업설명회(IR)에 나설 계획도 갖고 있다”고 했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16일 자사주 5000주(취득단가 7784원)를 사들였다. 김 회장의 DGB금융지주 주식 매수는 올해 3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로 흔히 있는 일은 아니다. DGB금융지주 주가 역시 올해 들어 계속 하락세다. 이번달 들어서는 주당 8000원을 밑돌고 있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도 올해 4월 초 7개월 만에 자사주 1만주를 사들였다. BNK금융지주 주가 역시 올해 내리막길이기는 마찬가지다.
3대 지방 금융지주 회장들이 자사주를 사들이는 건 지역경기가 침체해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조선업 등 주요 전통산업이 무너지고 있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이 대표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남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81%로 2017년 9월(0.8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구은행 역시 0.86%까지 올랐다. 2016년 9월(1.14%) 이후 가장 높다. 전북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1.07%다. 이는 0.2~0.3%대인 수도권 기반 주요 시중은행의 연체율보다 높은 수치다. 지역 현지 영업 기반이 약해진 탓에 지방은행의 대출 부실화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주요 시중은행이 최근 영업 기반을 지방으로 넓히고 있는 점도 지방은행에 악재다. ‘리딩뱅크’ 신한은행부터 영업점 강화를 위한 본점 다이어트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수도권 공략에 무게중심을 뒀던 일부 지방은행도 요즘은 오히려 지역밀착형 영업을 강화하는 기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