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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TV 수요는 2014년 2억 3251만대를 정점으로 2015년 2억 2580만대, 2016년 2억 2270만대, 2017년 2억 1510만대 등으로 연 평균 2% 가량 매년 감소해왔다. 통계청 자료에서도 우리 국민의 문화여가비 지출액 가운데 TV 등 영상음향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전인 2008년엔 8.0%였지만 2017년 4.0%로 반토막이 났다. 또 한국언론재단이 발표한 ‘2017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서도 TV의 미디어 이용률은 2011년 97.6%에서 2017년 93.2%로 4.4%포인트 낮아졌고, 밀레니얼 세대인 20대는 82.4%로 평균치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TV 업계는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보다 ‘화질’과 ‘크기’라는 전통적인 경쟁 요소에 치우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얼마 전 독일 베를린에서 막을 내린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18’에서도 두 회사는 8K QLED TV와 올레드 TV, 100인치대 초대형 마이크로LED TV 등 화질과 크기에 방점을 찍은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이에 비해 유튜브 등 기존 방송과 다른 접근이 필요한 뉴미디어는 ‘모바일 콘텐츠’로 치부, TV 콘텐츠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 사이 구글은 유튜브를 TV 등에서 볼 수 있도록 한 미디어 스트리밍 기기 ‘크롬캐스트(Chromecast)’를 선보여 매년 1000만대 이상 판매하고 있다.
TV업계 한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의 유튜브 등 뉴미디어 콘텐츠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집에 TV가 아예 없는 경우도 늘고 있다”며 “그들이 현재의 주요 TV 수요층인 40~50대가 되는 10년 뒤부터는 신규 수요가 급감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우려했다.
이런 미디어 시장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양대 가전업체의 올 상반기 TV 시장 점유율은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 특수로 인해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글로벌 TV시장 점유율(6월말 기준)이 각각 29.0%와 18.3%로 전년말 대비 각각 2.5%포인트와 3.7%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실제 TV 생산실적은 삼성전자는 130만대 가량 줄었고, LG전자도 16만대 증가에 그쳤다. TV 수요의 감소 속에 점유율을 높이고도 판매량엔 큰 변화가 없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자칫 TV업계가 ‘냄비 속 개구리’ 신세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12년 연속 세계 TV시장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는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라이프스타일 TV’로의 변모를 추진하고 있다. TV가 꺼져 있을 때 명화(名畵) 등을 감상하며 액자처럼 활용할 수 있는 ‘더 프레임(The Frame)’이 그 사례다. 또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최대 IT·전자박람회 ‘CES 2019’에선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 날씨·뉴스 등 생활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거나 그림·사진 등 콘텐츠를 배경음악과 함께 재생하는 ‘앰비언트 모드(Ambient Mode)’를 더욱 강화한 QLED TV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말 독일 베를린 현지 간담회에서 “밀레니얼 세대는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TV를 켜고도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동시에 보는 등 멀티태스킹에 능력하다”며 “인구가 줄고 시장 수요도 감소하고 있지만 TV는 소비자가 찾고 싶은 것을 만들 수 있느냐가 숙제이고 지속적으로 그 부분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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