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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지 ‘타임’ 등 외신이 국내 바나나 상품에 극찬을 쏟아냈다. 정확히는 이마트의 ‘하루하나 바나나’(2980원)를 주목했다. 하루하나 바나나는 이마트의 아이디어 상품으로 이달 초 출시됐다.
이진표(35) 이마트 수입과일 바이어는 “이렇게까지 이슈가 될지 몰랐다”면서 “바이어로서 외국에서까지 주목 받는 상품을 만들었다는 것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그가 하루하나 바나나를 기획한 이유는 단순했다. 이 바이어는 바나나를 즐기는 사람은 늘고 있지만 빨리 익는 바람에 보관이 어렵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바나나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과일이지만 보관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며 “‘어떻게 하면 불편함 없이 바나나를 즐길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고객이 상품을 구매해서 운반·보관하기 편한 패키징 상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송이 바나나는 주로 필리핀, 에콰도르 등에서 수입한다. 초록색의 안 익은 상태로 국내로 들여온다. 이 때문에 소비자 판매 전 물류창고에서 5일가량 후숙 과정을 거친다.
하루하나 바나나는 2, 3, 5일로 후숙 기간이 다른 바나나를 2개씩 꺼내 한 팩에 담아낸 상품이다. 섭취하기에 적당하게 익은 바나나부터 덜 익은 상태의 바나나까지 한 팩에 담겨 있어 제품명 그대로 ‘하루 하나’씩 섭취하면 적당하게 익은 바나나를 매일 먹을 수 있다. 대형마트에 진열되는 동안 후숙이 진행되기 때문에 ‘하루하나 바나나’는 당일입고·당일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하루하나 바나나 제작에는 4~5명의 작업자가 붙어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수작업으로 포장하는 탓에 하루 생산량은 2000여개에 불과하다. 이마트 한 점포당 10~20개씩인 셈이다. 이마트는 생산 효율성을 높여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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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이어는 하루하나 바나나에 앞서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바로먹는 코코넛’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코코넛은 단단한 껍질로 둘러싸여 과육·과즙을 먹기 어렵다. 이 바이어는 플라스틱 펀칭기를 동봉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 펀칭기로 코코넛을 누르면 껍질이 쉽게 뚫려 코코넛의 풍미를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석류 알맹이만 모아 만든 ‘석류 후레시 컷’과 1~2인 가족을 위한 ‘1/2 수박’도 그의 작품이다.
이 바이어는 바나나로 또 한 번 히트작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50여 년 전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그로미셸’ 바나나를 국내 소비자에게 소개하려고 준비 중이다. 그로미셸 바나나 품종은 현재 주로 소비되는 ‘캐번디시’ 보다 크고 당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바이어는 “바나나 멸종에 대해 말이 많은 지금, ‘바나나의 원조’를 찾아 이마트 고객들에게 선보이려 한다”며 “캐번디시 보다 풍미가 깊은 그로미셸 바나나를 곧 이마트에서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