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관심사는 그의 대권도전 의사가 앞으로 정치권 지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여야의 반응이 엇갈리는 것은 당연하다. 여권에서도 친박계가 그를 대권 후보로 옹립하려는 음직임을 보여주는 반면 비박계는 시큰둥한 편이다. 야권의 분위기는 더하다. “반 사무총장이 대통령이 된다면 국민이 시궁창에 버리는 이름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전 원내대표의 언급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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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지금껏 외교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으며 유엔 사무총장에까지 올랐다는 점에서는 가히 독보적 위치라 할 만하다. 그의 다양한 경험을 국정에 적용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 수긍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정책도 갈수록 국제 문제에 연동되는 추세에 있다. 정치판에서 이전투구로 지내온 다른 잠재적 후보들보다 사고방식이 유연할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 정치는 단순히 바깥에서 관찰하고 생각하는 것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다. 더구나 반 사무총장이 유엔 임기를 마치려면 앞으로도 7개월이나 더 기다려야 한다. 반 사무총장이 스스로 운을 뗀 만큼 정치권의 후속 움직임이 가속화되겠지만 아직 본격적인 진용 갖추기는 금물이다. 지금으로서는 그가 앞으로 남은 임기를 제대로 마치도록 도와주는 것이 같은 국민으로서의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