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이랜드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1조원 규모의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이하 이랜드차이나) 상장전 투자유치(프리IPO)에 급제동이 걸렸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강등을 방어하기 위해 이랜드 중국법인인 이랜드인터내셔널패션상하이가 자사 의류 브랜드인 티니위니 매각 카드를 꺼내들면서 투자자 모집을 준비하고 있던 NH투자증권 소속 프라이빗에퀴티(PE)와 도미누스 인베스트먼트가 투자자 유치를 유보하고 나섰다. 티니위니는 이랜드인터내셔널패션상하이 소속 의류 브랜드 가운데 가장 큰 매출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공동 무한책임사원(GP)로 이번 딜을 진행 중인 NH PE-도미누스는 출자자(LP·유한책임사원) 모집을 위한 투자설명서(IM) 작성을 마치고 LP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 같은 브랜드에 대해 매각과 프리IPO를 동시에 진행하겠다는 이랜드와 달리 GP들은 LP 모집이 어려워지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기업공개(IPO) 이전에 매각이 이뤄질 경우 의사결정의 일관성이 크게 떨어지는 만큼 투자금 회수 불확실성은 높아진다. 투자금 회수 방안으로 IPO를 가장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어 매각을 전제로 할 경우 딜 구조 변경도 고려해야 할 판이다. 또 티니위니를 매각할 경우 자산가치 하락으로 프리IPO 규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재무개선 효과도 반감될 수 있다. 그럼에도 킴스클럽 매각으로 인한 재무개선 효과가 시장 기대에 못미친 탓에 신용평가 하락을 막기 위해 이같은 매각을 강행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딜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랜드그룹의 갑작스러운 의사결정은 신뢰도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킴스클럽 매각과정에서 뉴코아 강남점 매각을 놓고도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면서 신뢰 문제를 자초한 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모집이 진행되는 단계에서 갑작스레 매각이 결정될 경우 LP들에 일일이 동의를 구해야하는 문제가 있다”며 “이랜드가 명확한 의사 결정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LP가 신뢰도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딜을 진행할 GP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랜드그룹은 5조5000억원에 달하는 부채 중 1조5000억원 규모의 부채경감을 위해 킴스클럽 매각, 뉴코아 강남점 매각, 이랜드차이나 프리IPO, 이랜드리테일 IPO 등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