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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A씨가 잠을 깨 침대에서 내려오자 닫혔던 커튼이 스스륵 열린다. 창 밖으로 비가 내리고 있다. 아직 잠이 덜 깨 A에게 로봇 도우미는 준비해둔 시원한 오렌지주스를 건넨다. 비오는 날이면 A씨가 늘상 찾던 그 주스다. 인공지능(AI)이 탑재된 로봇 도우미는 A와 같이 살면서 그의 기분과 행동, 말버릇, 습관 등을 익혔고 그에 맞게 말하고 반응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출근 준비를 마친 A씨는 차에 탄 후 목적지를 말하고 아침 회의에 필요한 자료를 펼쳤다. 한 번만 차로 길을 달려주면 자동차가 최첨단 GPS시스템으로 그 길을 기억하기 때문에 더이상 운전이 필요없다. 회사에 도착한 A씨는 로봇 비서로부터 하루 일과를 브리핑을 받고 업무를 시작한다. 오늘은 세계 각국에 있는 지사 임원들과 화상회의다. 한국어로 말하면 인공지능을 장착한 컴퓨터가 자동으로 동시통역해 해당국 언어로 상대방에게 전달해주니 회의가 지체되는 일도 없다.
인공지능 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면서 이처럼 상상일 것만 같던 일들이 조만간 현실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서도 독일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가 900km를 주행하는 무인자동차를 선보여 환호를 받았다. 미국 로봇베이스사는 사상 첫 개인소비자용 AI 로봇을 공개했다. 일본 도시바 역시 인간을 쏙 빼닮은 휴머노이드 `아이코 치하라`를 전시해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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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사람이 운전할 필요가 없는 무인자동차 시대가 머지 않은 미래에 현실화 될 전망이다. 이미 인간의 감정을 인식하고 대화도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도 등장한 상태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연구하고 이를 상용화하는 노력들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이 분야의 선두주자는 단연 구글이다. 글로벌 최대 검색엔진으로 하루 평균 전세계 10억명의 유저들이 사용하면서 쌓아놓은 방대한 데이터를 쥐고 있는 구글은 스스로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공지능”이라고 말하고 있다.
현재 가장 앞선 부문은 무인자동차다. 구글은 지난 2009년부터 도요타 프리우스, 아우디 TT, 렉서스 RX(450h) 등을 개조해 무인자동차를 만들고 시험 주행 등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자동차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인간이 한 번만 목적지까지 운전해 달려주면 비디오카메라가 도로를 스캔하고 이미 프로그래밍된 스트리트뷰 정보와 GPS를 이용해 위치를 파악해 스스로 핸들을 조절하고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움직여 운전자없이 달릴수 있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무인자동차 시제품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4년내 상용화를 공언했다.
다른 분야로 확산을 위해 언어 연구에 집중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초기에 인공지능 기술은 수많은 데이터를 하나씩 점검했기 때문에 학습이 더뎠다. 그러나 딥 러닝은 오히려 데이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쉽게 결론을 낼 수 있다. 구글은 먼저 인간이 입을 통해 인공지능 컴퓨터와 소통하도록 만들려고 한다. 이 때문에 `구글X`라는 비밀조직을 만들어 동시통역 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2017년이면 구글 번역기로 64개 국어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인공지능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인 자연어를 이해하는 능력을 완벽히 갖춰 언젠가 인간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도록 하는 게 구글의 목표다.
구글은 자연어를 이해하는 기술개발을 위해 데이터를 주제별로 분류해 관련 장소와 기타 다양한 지식정보를 연결하는 지식 그래프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있다. 지식 그래프란 검색엔진 이용자들이 질문을 하면 지금처럼 단순히 주소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모든 자료를 종합세트 방식으로 제시한다. 현재 7억개 정도의 주제들이 정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출발해 얼굴·음성인식 서비스, 무인차까지 소위 `맨해튼 프로젝트`라 불리는 원자력 폭탄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지난 다양한 인공지능 연구로 발전시키고 있다.
구글은 또 인공지능 연구를 위해 관련 기업들도 공세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지난해 1월 IBM, 페이스북을 따돌리고 인공지능 기술 관련 신생업체 딥마인드를 4억달러에 인수했다. 지난 2012년에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로봇 회사도 7곳을 인수했다.
◆용어설명
인공지능: 인간의 지능이 가지는 학습, 추리, 적응, 논증 등의 기능을 갖춘 컴퓨터 시스템을 뜻한다. 인간의 평소 습성이나 패턴을 그대로 따라하는 기술을 익힌 도우미형으로 형상화 될 수도 있고 공상과학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친구형이 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