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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를 잡아라..車업계, 연비로 `매스 스타트`

이창균 기자I 2011.02.08 07:33:12

`고연비` 신차 잇단 출시..선두권 놓고 격전 예고
업계 "고유가 시대, 초기 개발 단계서부터 연비 향상에 집중"

[이데일리 이창균 기자] 지난 6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알마티-아스타나 동계아시안게임에는 `매스 스타트(Mass Start)`라는 이름의 생소한 종목이 등장해 관심을 끌었다. 모든 출전 선수가 단체로 출발, 레인 구분없이 트랙을 돌아 순위를 정하는 이색적인 경기다.

멈출 줄 모르는 고유가 행진에, 구정 연휴를 지나 본격 신차 레이스에 돌입한 자동차 업계도 이른바 `연비 게임`으로 치열한 분위기다. 국내외 브랜드는 물론이고 차급, 차종 등 `레인`을 가리지 않고 단체로 "고연비, 고연비"를 향해 질주하는 모양새가 매스 스타트 경기를 연상시킨다.

출전 자격을 올해 국내 출시된 혹은 출시될 예정인 차량으로 한정할 경우, 이 매스 스타트 레이스에서 초반부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쪽은 단연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을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차들.

▲ 렉서스 CT200h

지난해 공인 연비 29.2km/ℓ의 `연비왕` 프리우스를 선보였던 한국도요타는 오는 16일 렉서스 하이브리드 해치백 모델인 CT200h를 출시한다. 공인 연비 26.3km/ℓ(유럽 기준)는 올해 출시 신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가격은 4000만원 초반대.

혼다코리아는 상반기에 공인 연비 25.0㎞/ℓ(일본 기준)의 하이브리드 스포츠카인 CR-Z를 출시, 경쟁사인 도요타의 연비에 도전한다. 1.5리터 i-VTEC 엔진과 IMA(Integrated Motor Assist)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 스포츠카 마니아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현대차(005380)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기아차(000270) K5 하이브리드도 각각 6월경 출시돼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민다. 약 20km/ℓ 안팎의 연비를 기록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가격은 3000만원대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 하이브리드 모델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능을 보이거나 부담스러운 가격대가 걸림돌로 작용할 경우, 소비자들의 관심은 급격히 다른 차종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

아직 태동 단계에 불과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관건. 지난해 국내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량은 8600여대로 시장 점유율은 고작 0.56%에 그쳤다.

▲ 푸조 뉴 3008
푸조의 한국 공식수입원인 한불모터스는 지난 7일 국내에 출시한 신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뉴 3008을 통해 하이브리드 차종에 정면으로 맞대응하고 나섰다. 신형 1.6 HDi 엔진을 통해 구현한 공인 연비는 21.2km/ℓ로 웬만한 하이브리드 차량 못지않은 고연비를 선보인다.

볼보코리아는 오는 21일 출시를 앞두고 사전 예약 판매중인 해치백 뉴 C30 D4를 통해 17.2km/ℓ의 연비를 실현했다. 1984cc의 디젤 엔진인 D4를 장착, 동급 최상위의 연료 효율을 낸다.

이밖에 이달중 쉐보레 올란도, 아베오와 스포츠카인 카마로를 잇따라 출시하는 GM대우도 그간 국내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연비 경쟁에서의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업계는 글로벌 고유가 행진에 따라 이처럼 차종, 차급을 막론한 고연비 경쟁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차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경차 위주로만 고연비를 따지던 시대는 지난 것 같다"면서 "유가 강세가 이어지면서 차급을 가리지 않고 고연비 모델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댄 애커슨 GM(제너럴모터스) 회장은 지난달 취임사를 통해 "유가 강세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GM은 고연비 차량 개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글로벌 업체들은 막대한 초기 개발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신형 엔진 개발 등 고연비 기술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연비를 끌어올리기 위한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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