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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송공석 와토스코리아 대표, "법과 현실"

임종윤 기자I 2007.01.29 10:00:00
[와토스코리아 송공석 대표] 주부가 시장에 무를 사러 갔다. 무의 상태가 별로 좋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자기가 가지고 생각하고 있는 값에 적당한 무라고 생각했다.

상인에게 얼마냐고 물었다. 상인은 1,000원이라고 했다. 다음은 상인과 무를 살려는 주부와의 대화.

(주부) “아니 이 상태의 무라면 500원짜리 밖에 안 되는데, 왜 1,000원인가요?”
(상인) “나도 이 무는 신선도가 떨어지고 바람이 들어 푸석푸석하니까 500원만 받더라도 처분하고 싶소. 그러나 이 무 값은 법으로 정해져 있어 당신이 1,000원을 내지 않으면 법을 어겨 처벌을 받게 되오.
(주부) “그럼 내가 이 무를 사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상인) “그럼 물론 당신은 아무 죄가 없소.”
(주부) “그렇지만 지금 이 무를 팔지 않으면 못써서 버리게 되는데 그땐 누구 책임이죠?”
(상인) “책임져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다만 500원이라도 건지고 싶어도 그대로 버리게 되니 내가 손해 보는 것이오. 그러니 500원이라도 건질 수 있게 법을 바꿔야 하오! 그러면 당신은 필요한 무를 500원에 사서 좋고, 나는 버릴 수 밖에 없는 무를 500원이라도 건지게 되니 서로 좋은 것이 아니겠소?”

2년 전 아파트 경비아저씨가 내일부터 그만두게 되었다고 인사를 하였다.

“아니 왜 그만 두십니까?” 물었더니 아저씨는 “정년이 되었으니 그만 퇴직하라고 하는 구려.”라고 한다. “아니 아파트 경비원에게도 정년이 있습니까?” 물었더니 “65세가 정년이오.”한다. “그럼 어디 다른 일자리가 있습니까?” 라고 되물었더니, “아니 일할 때가 없소. 아파트 경비원도 정년이 되어 그만두게 되었는데 누가 써주겠소?” 하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 아저씨께서는 평소에 주민들에게 항상 밝은 인사와 웃음으로 대해주셨다. 쓰레기 분리수거 일이 되면 다 가져다가 분리수거도 해주시고, 무거운 짐을 들고 오면 뛰어와서 들어주셨다. 어디 하나 나무랄 데가 없는 아저씨여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럼 여기 경비원으로 일하실 때 얼마나 받으셨습니까?”라고 물으니, “월급이 90만원이채 안되오.” 한다. “그러면 내가 일자리를 소개할 테니 일해 보시겠습니까?” 하니 얼마나 고마워하시던지 내가 도리어 미안할 지경이었다.

나이는 들었지만 아직 건강하니 일할 수 있고 아직도 자기가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가정형편 때문에 크게 걱정하고 있었는데 너무 감사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 받은 임금보다 더 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니 “물론이지요. 나 같은 사람 써주는 것도 고마운데 무얼 더 바라겠소? 그저 일만 할 수 있게 해 주시오.”라는 것이다.

그 후 2년이 지나 그 아저씨는 67세가 되었고 아직도 우리 회사에서 일하고 계신다.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젊은 사람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그런데 올해부터 문제가 생겼다. 정부가 정한 최저임금제가 적용되면 최소임금이 연봉 1,300만원이상 이어야 한다고 한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능력이 성장하는 때가 지나 점점 능력이 쇠퇴하는 시기가 온다. 노인이 되어 갈수록 능력은 떨어지게 되는데 임금은 계속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경제의 논리에 역행하는 것이다.

최저임금의 기준을 정한 것에 대하여 이해한다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에 맞게 융통성 있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법을 지킬 수 없는(최저 임금을 줄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대상자는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이다.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게 하여야하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함으로써 경쟁력을 갖게 해야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20대의 청년과 70대의 노인이 같은 임금을 받게 된다면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다.

능력에 따라 대우를 받는 사회가 되어야 하고, 시장경제 논리에 적합해야 지속가능하고 성장 가능하다. “어머니 떡도 맛있고 싸야 사 먹는다.” 임금 피크타임 제를 실시해서 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지게 함이 어떨지?

법을 만든 사람들이 직접 자기사업을 해보고, 과연 품질이 떨어지는 상품을 품질이 좋은 상품과 같은 값에 사겠는지 스스로 체험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고령자를 고용할 경우 회사 형편대로 지급하고 최저임금에 미달한 부분은 노인복지차원에서 보조금으로 충당케 하면, 일하고 싶은 사람 일하게 하고 일손이 필요한 회사에는 인력을 공급하게 되는 좋은 결과가 되리라 본다.

모두 모여 툭 터놓고 토론 해서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노인문제, 일손부족, 기업경쟁력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송공석 사장
<약력>
66년 대서초등학교 졸업
2001년 고려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2003년 고입 검정고시
2004년 대입검정고시
고려대 경영학과 재학중
와토스코리아
1973년 남영공업사 설립
1997년 와토스코리아로 상호변경
2001년 발명의 날 산업포장 수상
2003년 유망중소기업 선정
2005년 11월 코스닥 신규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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