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적으로 공개한 5개 주요 카드사(신한·KB국민·하나·우리·삼성카드)는 올 상반기 총 1조 1984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이들 5개 카드사의 순익(9550억원)보다 25.5% 증가했다. 상반기 가장 많은 순익을 기록한 카드사는 신한카드로 전년 대비 19.7% 증가한 3793억원을 달성했다. 삼성카드는 전년 대비 24.8% 증가한 3628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신한카드를 바짝 뒤쫓고 있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격차는 4년 전인 2020년 말 연간 기준으로 2000억원 가량 차이가 났지만 올해 상반기엔 130억원대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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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는 5개 카드사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나카드는 올 상반기 기준 전년 대비 60.6% 상승한 1166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상반기 수수료 이익이 1644억원으로 전년 대비 86%가량 급증했다. 하나카드는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줄이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1771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160억원 적은 수치다.
우리카드는 상반기 84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2.4% 성장했지만 5개 카드사 중 성장률은 가장 낮았다. 신한(19.7%), 삼성(24.8%), KB국민(32.6%), 하나(60.6%) 등과 비교해 상반된 결과를 나타냈다. 카드사의 상반기 순익 증가는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다. 알짜카드 단종, 카드 모집인 감소 등 비용 효율화가 순익의 핵심이었다는 설명이다. 또 온라인 거래를 중심으로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본업인 신용판매의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카드 승인금액과 승인건수는 각각 301조 7000억원, 73억 8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4.3%씩 증가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비용 효율화를 통한 체질 개선이 수익 증가에 이바지했다”며 “작년보다 신용판매, 할부, 오토리스 등 취급액 증가로 영업이익이 고루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도 “고금리 장기화로 조달비용은 증가했으나 국내와 해외 취급액 증가, 연회비 수익 증가, 모집·마케팅 효율화를 통해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대손충당금 규모 800억 늘려
카드사의 순익 개선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은 여전하다. 불투명한 금리 인하 시점으로 카드사의 조달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순익 개선에 일조한 카드론의 급증세도 부실차주에 따른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5개 카드사의 6월 말 기준 카드론 취급액은 27조 1718억원으로, 지난해 6월(26조 397억원)보다 1조 1322억원 증가했다.
카드사의 대손충당금 규모도 계속해서 늘면서 카드론 부실화 우려가 여전하다. 5개 카드사가 올해 상반기 쌓은 대손충당금은 1조 58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 5093억원)보다 4.8% 늘었다. 신한카드가 4357억원으로 가장 많이 쌓았고 KB국민카드 4184억원, 삼성카드 3161억원, 우리카드 2350억원, 하나카드 1771억원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용 효율화와 카드론 증가의 영향도 있지만 상반기 실적 개선은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며 “카드채 금리 등이 여전히 높은 데다 경기 침체가 여전해 올해 영업환경은 계속해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