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약혼녀 동생 성폭행한 30대…항소심서 감형된 이유

김민정 기자I 2024.02.11 10:29:42

法 "피고인과 피해자 간 친족관계 아냐"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약혼녀의 동생을 성폭행한 30대가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11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김형진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과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30)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A씨는 2020년 술을 마시고 잠이 든 약혼녀의 동생을 강제로 추행하고 잠에서 깬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음에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범행 경위와 수법을 볼 때 죄질이 매우 나쁘고 피해자는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으나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이후 A씨의 항소로 사건을 다시 살핀 2심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 간 친족관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 언니의 교제 과정과 거주 형태 등을 살폈을 때 객관적으로 민법상 부부라고 인정할만한 혼인 생활의 실체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축소 사실로 준강제추행, 강간 혐의가 인정된 A씨에게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 7년의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뒤늦게 피해자와 합의하고,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했더라도 그 진정성 등을 참고했을 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하며, “피해자가 겪은 고통이 너무 크다는 점이 명백히 드러나 실형을 선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A씨를 법정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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