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행정명령 연내 지침화 예상…기업들 주목해야

김현아 기자I 2024.01.04 05:50:00

[안전한 AI를 위한 길]⑤
EU와 달리 미국은 시장중심 규제이지만…파편화 우려
전문가들, EU보다 미국의 정책적 접근에 찬성
한국 AI법, 과방위 법안소위 통과..EU보다 낮은 규제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올해 EU에서는 ‘AI법(AI Act)’이 관보에 게재돼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뿐만아니라 미국도 지난해 10월 3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AI에 대한 행정명령(Executive Order)’이 연내에 연방기관의 AI 사용 지침으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AI 규제가 무역장벽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플라자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시대, 글로벌 규범 논의 주도를 위한 간담회’ 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시장중심 규제이지만…파편화 우려

미국의 ‘AI에 대한 행정명령(Executive Order)’은 현재 처벌 조항이 없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가 각료와 기관장에게 AI 사용에 관한 지침과 규정을 만들도록 지시한 만큼 국내 AI 기업들은 주목해야 할 이슈로 평가된다. 미국은 현재 시장 중심 규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추가 입법을 통해 포괄적인 사전 규제 방식을 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28일 주최한 ‘AI시대 글로벌 규범논의 주도를 위한 간담회’에서 박성필 KAIST 미래전략대학원장(교수)은 미국의 AI행정명령에 대해 포괄적 AI 정책 프레임워크로 미국 정부의 책임감 있는 AI 개발과 규범 정립의 리더십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일단 법이 아닌 행정명령이어서 기업들이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벌칙 조항은 없지만, 안전 및 보안을 위한 새로운 표준과 포괄적 프라이버시 보호법안 통과 촉구, 형평성과 시민권 증진, 소비자, 환자, 학생보호, 근로자의 위험 완화, 혁신과 경쟁촉진, 정부의 책임감 있는 AI 사용 보장 등을 열거해 그 영향이 광범위하다고 했다.

박 교수는 “행정명령에서 AI시스템에 대한 개념 정의가 전체 또는 일부가 AI로 작동하는 모든 데이터시스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애플리케이션 도구 또는 유틸리티까지 포함해 해석의 여지가 크다”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많은 연방기관에게 표준을 개발하라고 한 만큼 서로 충돌하는 조항이 나올 우려도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태평양 마경태 변호사는 비공개 좌담회에서 “미국은 행정명령으로 연방기관별 규범 마련을 요구했는데 규범의 파편화가 우려된다”고 했다.

◇미국의 정책적 접근 찬성 입장도

손도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미국은 정책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는 반면, EU는 AI법을 통해 규제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며 “실제로는 AI 모델 자체보다는 각 도메인에서의 적용 시 문제가 더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EU보다는 미국의 신중한 입장이 오히려 이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이든 유럽이든 특정 조항을 벤치마킹하기보다는 그들의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AI법도 과방위 통과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 소위를 통과한 우리나라의 인공지능법안에서도 EU의 AI법과 유사한 조항이 있다.

과기정통부 장관은 신뢰성 확보 조치의 구체적 내용을 정하여 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 고시하게 돼 있다. 특히, 고위험영역 인공지능과 관련된 사업자에게는 이를 준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다만, EU의 AI법과는 달리 의무화가 아니라 권고 수준으로 제시돼 있다.

또한, 이 신뢰성 확보 조치에는 ①위험관리방안의 수립 및 운영 ②신뢰성 확보 조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문서의 작성과 보관 ③기술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인공지능이 도출한 최종결과, 최종결과 도출에 활용한 주요 기준, 학습 데이터 개요 등에 대한 설명 방안 ④이용자 보호 방안 ⑤고위험 영역 인공지능에 대한 사람의 관리·감독에 관한 사항 등이 담겼다. AI 생성 콘텐츠에 대한 워터마크 의무화도 해당 법안에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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