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공 DNA, 바이오 신화로"…JY, 美제약 거물들과 연쇄회동

김응열 기자I 2023.05.07 11:00:00

J&J·BMS·바이오젠 등 5개 파트너사 만나…'광폭 행보'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바이오캠퍼스 조성…7.5조 투자
"바이오는 제2의 반도체"…적극 투자로 1위 기업 우뚝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동행했던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미국 현지에 머물며 글로벌 바이오기업 최고경영저(CEO)들과 연쇄회동 했다. 바이오를 유망한 미래 먹거리로 꼽고 공격적 투자를 진행하는 등 ‘제2의 반도체’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가진 이재용 회장이 바이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광폭행보에 나선 것이다.

쉼없는 JY, 글로벌 제약 파트너사들과 대면

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인 미국 동부에서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존슨(J&J) CEO △지오반니 카포리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CEO △누바 아페얀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케빈 알리 오가논 CEO와 각각 만나 바이오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발굴을 위한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삼성이 바이오사업에 진출할 때 성장의 발판이 돼 준 기업들이다. 글로벌 바이오제약 3위 기업인 J&J는 삼성의 주요 고객으로 잘 알려졌다. 삼성과는 2016년 최고경영진 미팅 이후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하고 파트너십을 지속하고 있다. 두아토 CEO는 작년 한국 방문 때도 삼성 최고경영진과 미팅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1년 11월 미국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 본사를 찾아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 만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암·혈액·면역·심혈관 질환 분야 치료제를 개발하는 BMS는 CDMO업계 후발주자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지난 2013년 의약품 생산 계약을 체결한 첫 고객이다. 삼성은 BMS 수주를 계기로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에서 역량을 인정받으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 기업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합작설립한 회사다. 작년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모두 매각했으나, 현재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은 삼성과 함께 약물전달체 기업 ‘센다 바이오사이언스’에 1500만달러를 공동투자했고, 오가논의 경우 삼성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유럽과 미국에 판매하고 마케팅하는 협력사다.

2010년 바이오·제약을 회사의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한 삼성은 이들 주요 파트너사와 긴밀히 협업하며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삼성은 글로벌 1위급의 생산력을 갖춘 CDMO 기업으로 도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 바이오 생산 허브로

이 회장이 바이오업계 리더들과 연이어 만난 건 바이오산업 전반에 걸쳐 글로벌 협업을 한층 더 강화하는 한편,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 바이오산업에 뛰어든 삼성은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자는 이 회장의 의지에 따라 공격적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송도에서 제4 공장 가동을 시작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으로 제2 바이오 캠퍼스를 새로 조성해 추가로 공장을 건설하고 생산 기술 및 역량을 고도화했는데, 이는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바이오 캠퍼스 조감도.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월 이사회를 열고 인천 송도 제2 바이오 캠퍼스 부지에 제5공장 증설을 결의했다. 삼성은 제5공장을 시작으로 추가 생산 공장과 오픈이노베이션센터 등을 순차적으로 구축하는데, 투자금만 총 7조5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은 5공장 완공 시 압도적 1위인 78만4000리터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6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시판 중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앞으로 제품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글로벌 수준으로 사업을 키워 나갈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의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도 삼성 바이오 사업이 글로벌 제약업체들과의 협업 기회를 확대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재용(왼쪽 두번째)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