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7월 셋째 주 평균 복합 정제마진은 한 달 전(배럴당 24.41달러)보다 84% 하락한 배럴당 3.9달러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달 넷째 주(배럴당 29.5달러)와 비교하면 4주 사이 86.8% 내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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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한 달여간 정제마진 내림세가 이어지면서 정제마진은 손익분기점 아래까지 하락했다. 업계에선 물가 상승과 휘발유 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 감소를 대표적 원인으로 꼽고 있다.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지난 6월 말~7월 초 미국 휘발유 수요는 일 평균 873만배럴로, 코로나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7월 초 이후 미국 일간 교통량은 2019년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 기간이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5월 말 메모리얼 데이부터 9월 노동절 연휴까지의 기간)으로 휘발유 수요가 가장 탄탄한 시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요 감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휘발유 수요가 점차 줄어드는 현상은 지난 4월부터 시작됐으나 당시엔 러시아·유럽·중국 정유사들의 저율 가동·운송 차질 등으로 공급이 더 크게 줄어 6월까진 정제마진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됐다”면서 “7월부터 수요 감소가 공급 감소를 웃돌기 시작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정제마진이 조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업체들의 실적도 하향 안정화되리란 전망이 나온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유 시황은 어쩔 수 없는 여러 공급 차질과 코로나19 이후의 수요 회복으로 역대 초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하반기부터 점차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앞으로 수년 내 이보다 더 좋은 시황이 나타나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대란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석유제품의 팍팍한 공급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정제마진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또 겨울철 유럽을 중심으로 등·경유의 계절적 수요가 늘면 정제마진이 자연스럽게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