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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기업 분할 주총서 부결…매각 수순으로 가나

장영은 기자I 2022.03.25 06:52:32

도시바 임시 주총서 기업 분할안 부결
재무 건전성 재고·기업가치 상승 꾀했으나 실패
외국계 투자펀드 등 "기업분할 보다 통매각이 이득"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일본 전자기업 도시바의 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추진한 회사 분할안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됐다. 행동주의펀드 주주들의 반발 때문이다.

(사진= AFP)


2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열린 임시주주총회(주총)에서 구조조정계획의 일환으로 회사를 분할하는 안을 상정했으나 통과에 필요한 50%의 이상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도시바는 지난해 11월 기존 6개 사업 분야를 △발전설비 등 인프라 △하드디스크 등 디바이스 △반도체 메모리 3개로 나누고 2023년 하반기에 재상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업 분할에 따른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경영 혼란을 잠재우겠다는 의도였지만, “미니 도시바 3개를 만들 뿐”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도시바는 지난달 디바이스 부문만 떼어내는 2분할안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반도체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등이 포함된 디바이스 사업만을 분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조 자회사인 도시바캐리어와 엘리베이터사업부, 조명사업부를 매각해 2000억엔(약 2조원)의 자금을 마련해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는 약속도 함께 발표했다.

그러나 사모펀드 매각을 선호하는 외국계 투자펀드들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등이 도시바의 분할에 반대하고 나섰다. 기업 분할이 떨어진 회사 가치를 반등시킬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차라리 기업을 통으로 매각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이유에서다.

분할안이 부결되면서 도시바가 결국 매각 수순으로 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해 3월 영국계 사모펀드 CVC캐피털은 2조3000억엔(약 23조1300억원)에 도시바 지분 100%를 인수한 뒤 상장폐지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임시 주총에서는 대주주 중 하나인 싱가포르 소재 ‘3D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가 매각을 포함한 모든 전략적 대안에 대한 객관적 검토 요구를 담은 안도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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