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공포…얼어붙은 코인

최훈길 기자I 2022.02.14 08:02:20

바이든 “러시아, 우크라이나 16일 침공 가능”
침공→유가 상승→인플레이션→美 금리 인상
뉴욕 증시, 빅테크주 떨어지자 코인도 약세로
“이대로 가면 더 떨어질 수 있어” 투자 주의보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코인 시장이 약세다. 러시아가 오는 16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 뒤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시 유가가 오르고, 인플레이션이 심화해 미국 금리를 올리는 압박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차가 벨라루스 브레스트키 훈련장에서 열린 러시아와 벨라루스 연합군 합동 군사훈련에서 움직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14일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8시께 기준)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0.66% 오른 4만2362달러를 기록했다. 이더리움은 289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하루 전보다 0.51%, 1주일 전보다 3.58% 하락한 것이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암호화폐)도 하락세다. 솔라나는 2.53%, 폴카닷은 0.41%, 에이다는 1.12% 전날보다 떨어졌다. 비슷한 시각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업비트 기준 5180만원이었다. 전날보다 0.49% 오른 것이다. 이더리움은 0.79% 내려 353만원을 기록했다.

미국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43% 하락한 3만4738.06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90% 내린 4418.61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8% 떨어진 1만3791.15에 거래를 마쳤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98% 하락했다.

‘대장주’ 애플 주가는 2.02% 빠진 168.64달러에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2.43%), 아마존(-3.59%), 알파벳(구글 모회사·-3.23%), 테슬라(-4.93%), 메타(페이스북 모회사·-3.74%) 등은 일제히 떨어졌다.

이날 미국 증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이 알려진 뒤 하락세를 보였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가 언제든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며 “현지 미국인들은 늦어도 24~48시간 내에 대피해 달라”고 촉구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 정상들에게 “러시아군이 벨라루스 국경을 넘어 사이버 공격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수 있으며 16일 지상군 공격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폭등했다. 1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3.58% 오른 배럴당 93.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배럴당 94.66달러까지 치솟았다. 2014년 9월 30일 이후 최고치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4월물 브렌트유는 장중 95.66달러까지 폭등했다.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를 둘러싼 전쟁 공포가 커질수록, 수급 차질 우려로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미국 자산운용사 인베스코의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인 크리스티나 후퍼는 지난 11일 CNBC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매우 큰 경제적 제재가 가해질 것이고, 이는 유가를 상승시킬 것”이라며 “이미 경험하고 있는 모든 인플레이션 압력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이 우려돼 주의 깊은 투자를 당부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전 자본시장연구원장)는 “파월 연준 의장은 달래주길 원하는 시장에 금리를 더 올리겠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다가 경기침체를 맞을 위험이 있다. 이런 상황이 되면 비트코인이 더 떨어질 수 있어 파월의 스탠스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사진=코인마켓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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