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장 떼고 다붙어”…저축은행들, 새해 ‘MZ세대 참여' 확산되나

황병서 기자I 2022.01.04 07:00:00

OK저축은행, ‘주니어보드’2기 진행 예정
직원들 제안으로 만든 ‘아이디어 경영’
의견 제안 자유로운 수평적 소통 ‘눈길’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웰컴저축은행이 지난해 7월 선보인 ‘웰뱅 모두페이 통장’. 해당 금융 상품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토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의 간편결제 서비스에 해당 통장을 연동해 사용하면 최대 연 3% 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짠 테크족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특히 간편결제 계좌이체 실적이 10만원 이상이면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터라 가입 기준도 까다롭지 않은 편이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이 상품의 탄생에는 90년생 직원의 아이디어가 있었다”며 “해당 직원이 친구들과 생활방식을 비교하다 간편결제를 많이 쓰는 공통점이 보여 상품에 대한 기초 아이디어를 내부 공모전에 제출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내부 공모전부터 리버스 멘토링까지”…저축銀, MZ세대 참여 가속화

저축은행들은 올해도 MZ세대 고객과의 소통을 확대하는 쪽으로 기업경영 방향을 잡을 계획이다. 디지털 금융의 주 고객층인 MZ세대 공략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MZ세대 직원의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3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JT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한달간 직원들을 대상으로 업무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 제안 공모를 진행해왔다. 지난달 중순 아이디어 접수를 마감했으며, 올해 선보일 수 있는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분류하고 있다. JT저축은행 관계자는 “젊은 직원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회사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과 트랜드에 민감한 그들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해서 내부 공모전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웰컴저축은행은 2018년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매 분기 ‘스마트혁신상’이란 내부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공모전은 크던 작던 업무를 개선하고 개량해 효율을 올릴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직원에게 포상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스마트혁신상에 수상된 다수의 직원이 선임직원보단 주임, 계장 등의 주니어 직원이 다수”라면서 “양식이 별도로 없이 각자의 아이디어를 써서 올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8월 신입사원으로 구성된 차세대리더 협의체 ‘주니어 보드’ 1기를 만들었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선발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주니어보드 2기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 협의체는 월 1회 직접모여 조직문화와 업무환경 개선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주니어보드 1기를 통해 매주 금요일마다 복장을 자유롭게 입고 출근할 수 있는 ‘캐주얼 데이’를 만들어 본사와 지역 센터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기존 멘토링의 반대 개념인 ‘리버스 멘토링’을 지난해 연말 1기 신입직원들이 경영진 앞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전체 인구의 약 35%가 MZ세대…“기존 저축은행에 거부감 적어”

저축은행업계가 MZ세대 직원들을 기업 경영에 적극 기용하는 것은 반대로 MZ세대 이용자 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이는 금융권의 주요 소비자 층으로 올라선 MZ세대를 무시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2019년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MZ세대에 해당하는 인구는 약 1797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4.7%를 차지할 만큼, 주요 소비층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이들 세대는 저축은행들에 대한 거부감이 기성세대들과 비교해 적은 편이라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기성세대의 경우 저축은행을 바라볼 때 2금융권이어서 안전성이 떨어진다든가, 저축은행 사태 등이 떠올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이 적다”면서도 “이들 세대들의 경우 예금자 보호가 5000만원까지 보호되면 2금융권도 상관없이 돈을 투자할 의향이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도 “금융의 디지털화가 심화할수록 이들 세대들을 통한 금융상품 가입이 현저하게 높아지고 있다”면서 “시중은행들과 경쟁하려면 이들 세대의 적극적인 가입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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