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펀더멘털 대비 증시가 부진했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2022년에 대한 불확실성이었다”며 “우리나라는 여타 EM 증시 대비 수출 관련 시클리컬 업종들의 비중이 높은데, 글로벌 공급 병목현상에 따른 해당 기업들의 업황 둔화 우려가 센티먼트 개선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국내 박스권 증시에 영향을 미친 건 대형주의 부진이었다고 평가했다. 상위 10개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005930)와 LG화학(051910)의 시가총액이 연초 대비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22% 가량을 차지한다. 코스피 내 2022년 대형주의 이익 기여도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통상적으로 대형주·중소형주의 주가 상대강도는 이익 추정치에 2개월 정도 선행한다”며 “최근 대형주가 중소형주 대비 약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내년 초 대형주의 이익 추정치 상향조정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마이크론발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 기대감도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지난 8월부터 관찰되었던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의 22년 이익 하향조정은 바닥을 다지는 양상이다. 이에 반도체 업종의 22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3개월 만에 반등했다. 반도체는 코스피 2022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1% 증가한 252조원으로 약 28%를 차지한다.
반도체 외에도 코스피에서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아진 업종을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4.3%) 대비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호텔레저·유틸리티·유통을 꼽았다. 그중 내년에 조선(시클리컬), 유통·호텔레저·화장품(리오프닝)의 영업이익 기여도 증가폭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익이 추세적으로 상향조정되면 저가 매수세 유입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아울러 내년 이익 기여도 상위권 업종 중 절대 영업이익 규모가 큰 업종으로는 자동차라고 봤다. 시장관심이 높은 소프트에어와 미디어도 꼽았다.
이 연구원은 “자동차는 2022년 영업이익 반등이 관찰되지 않고 있으나, 이익 기여도는 2020년부터 5.9%에서 7.9%로 높아지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미디어는 올해 우리나라의 구글 인기 검색어 1위는 특이하게 메타버스형 게임 기업인 ‘로블록스’였고, K-컨텐츠의 열풍을 일으킨 ‘오징어게임’은 미국 구글 인기 검색어 중 10위에 등극하는 등 이익 상위 업종 중에서도 시장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