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무상증자를 발표한 퓨쳐켐(220100)은 6.2% 하락했다. 이는 당일 채무상환금 290억원과 운영자금 약 35억원을 마련하기 위한 유상증자도 동시에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날 무상증자를 공시한 포시에스(189690)는 2.8% 올라 비교적 상승폭이 작았다. 포시에스는 1주당 신주배정을 0.05주로 결정, 1~2주로 배정하는 경우와는 다른 성격의 무상증자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포시에스 관계자는 “이제까지 중간배당을 현금과 주식으로 실시했는데, 이번엔 주주들에게 배당소득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주식 배당을 무상증자 형태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월 일동제약(249420)과 대원제약(003220)도 앞서 보통주 1주당 0.05주, 0.03주를 지급하는 배당 개념의 무상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이처럼 퓨쳐켐과 포시에스의 무상증자가 일반적이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6월 들어 무상증자한 기업들의 주가는 모두 크게 상승한 셈이다.
무상증자는 기업의 잉여금에 있던 돈으로 주식을 발행해 자본금으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발행 주식은 기존 주주들에게 나누어진다. 기업가치가 본질적으로 상승하는 것은 아니지만, 재무구조가 튼튼하다는 것을 알리는 효과 등이 있어 통상 호재에 속한다. 반면 유상증자는 시설이나 운영, 채무상환 자금 등을 조달하기 위해 주식을 발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발행주식 수가 늘어 보통 부정적으로 인식된다.
무상증자로 주가가 크게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시장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인데다 평소 거래량이 적고 규모가 작은 코스닥 업체 위주로 진행된 것으로 해석된다.
무상증자가 긍정적인 재료인 건 맞지만, 상한가는 다소 과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잉여금이 자본금으로 이동한 것뿐, 자기자본(자본금+잉여금)이 늘어난 게 아니고 실적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배당금 성격의 무상증자를 발표한 포시에스는 전 거래일 대비 18.51%까지 올랐다가 불과 30분 만에 0%대까지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무상증자란 내용만 본 개인투자자들이 몰렸다가 이내 배당금 성격인 걸 알고 다시 주가가 빠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무상증자라는 재료에 투자자들이 조건반사적으로 반응하는 셈이다.
한 코스닥 시장 관계자는 “기업 가치가 바뀌는 게 아닌 만큼 무상증자 이슈로 상한가를 기록하는 건 오버페이스로 보인다”며 “요즘 개인 투자자 자금이 워낙 많고 각종 투자 동호회에서도 무상증자 이슈 종목을 일명 찍어주는 등으로 과열양상을 띠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