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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지난달 국제선 운항은 1만527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4644편)과 비교해 76.4% 줄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장거리 항공편 운항이 80% 가까이 줄자, 이에 따른 충격이 관련 급유시설로 옮겨붙었다. 급유시설은 항공사에 급유량(갤런) 당 일정 사용료를 받는데 급유량이 늘면 매출이 증가하고 급유량이 줄면 매출이 감소한다. 그러나 임차료는 매출액과 상관없이 고정 비용을 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공항 내 시설사용료에 대해 20% 감면(최대 6개월)과 납부유예(최대 3개월) 정책을 발표해 급유시설도 수혜를 입게 됐지만, 지상조업사가 느끼기에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인천공항 급유시설은 정부가 운영하다 2012년 10월부터 민간에 맡겨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자회사이자 지상조업사인 아시아나에어포트(이하 에어포트)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에어포트 관계자는 “지난달 기준 급유량이 전년 동기 대비 66.8% 줄어 월 수익이 11억원에 불과한데 급유시설 임차료 20% 감면(월 5억7000만원)은 비현실적인 대책”이라며 “회사의 자구 노력만으로는 생존이 불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부분 지상조업사는 급여 지급을 위한 유동성이 넉넉지 않다. 에어포트와 협력사 2곳(케이에이, 에이큐)의 총 3015명 임직원이 1개월간 무급휴직과 급여반납, 복지중단 등 자구노력을 통해 마련한 절감비용(45억원) 전부를 급유시설 임차료로 고스란히 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에어포트는 주무부처인 국토부와 인천공항공사에 한시적으로라도 임대료를 70% 감면하거나 임대료 지급 방식을 매출액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획기적인 정책 지원을 호소하는 공문을 수차례 보냈지만, 아직 대답이 없다.
게다가 급유시설은 국제공항에서 항공유의 안정적인 확보와 정시공급을 지원해 항공기 운항을 위한 필수 업무를 수행하는 ‘공공재’ 성격을 띠고 있고, 면세점과 식음료 매장과 같은 상업시설처럼 자체적으로 운영을 중단하거나 축소할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적자경영 중이다. 에어포트 관계자는 “이번 경영난은 경영진의 판단착오나 방만 경영이 아닌 천재지변으로 일반적 지원과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한다”며 “지상조업사 경영위기는 곧바로 항공업계 위기로 연결돼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상조업사가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 고용유지지원금을 기본급의 최대 90%까지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사각’이 여전하다. 지상조업사는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절반이 넘는 노동집약적인 산업으로 300인 이상 대기업으로 분류돼 최대 75%만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운항은 줄었지만, 일상적인 유지관리와 최소운용을 위한 인력은 고정적으로 필요한 구조라 근로시간 단축 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일 수 없어 고용유지지원금은 기존(67%)과 변함이 없다. 이에 따라 지상조업사 신입사원이 받을 수 있는 고용유지지원금은 최저임금 수준으로 월 120만원가량이다.
또 지상조업사의 일부 협력사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할 수 없을 정도의 유동성 위기에 놓였다. 지상조업사 관계자는 “특별고용지원 업종 지정 등 정책이 이어지고 있지만 유명무실하다”며 “고용유지지원금은 노동자에게 인건비를 선지급하고 이후 기업이 정부에 지원금을 청구해 받는데 이를 미리 낼 여력조차 없는 회사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