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 안전의식 드러낸 광주 클럽 붕괴사고

논설 위원I 2019.07.29 06:00:00
그제 새벽 광주 시내의 유흥가 클럽에서 내부 벽면에 설치된 복층 구조물이 갑자기 무너져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구조물 위에 있던 손님들은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그 아래에 있던 2명이 구조물에 깔려 숨졌고 25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에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 중인 외국인 선수 8명도 포함됐다고 한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다.

조만간 사고 원인이 밝혀지겠지만 불법 증축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무너진 구조물이 당초 허가받은 면적의 2배 가까이 이른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부실한 불법 시설물에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리게 되자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것이다. 안전을 무시한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세월호 사태 이후 그토록 안전의식을 강조했으면서도 실제로는 달라진 게 거의 없다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한 번 세계적으로 망신살이 뻗친 것이다.

위험 징후가 있었건만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도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 6월 이 클럽 복층 구조물 일부가 떨어져 아래에 있던 손님이 다쳤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업주가 입건되고 파손된 부분은 보수됐지만 이번 사고가 난 불법 증축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보완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언제든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을 방치한 셈이다.

위법 영업 등 각종 불법에 연루됐는데도 유관기관들이 안전 관리·점검을 부실하게 해 온 것 아니냐는 유착 의혹이 불거질 만하다. 해당 지자체가 불법 증축을 사전에 적발하지 못했다는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 일반음식점에서 춤을 추는 것이 가능한 감성주점으로 영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지난해 7월의 구의회 조례·부칙 개정 과정에도 의심의 눈초리가 쏠리고 있다.

광주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 이와 비슷한 시설의 유흥업소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 심각하다. 음식점·술집 등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업소의 경우 늘 사고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지자체는 해당 건물의 무단 증·개축, 안전기준 준수 여부 등 안전관리에 더욱 철저를 기해야 한다.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명확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의 절차가 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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