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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 영동대로 지하를 대규모로 개발하는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 건립이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지난 10일 국토교통부 산하 기구인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가 서울시가 신청한 광역복합환승센터 개발 계획안을 승인,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인데요. 시는 연말 안에 첫 삽을 뜨고 2023년 개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총 1조 3607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을 통해 코엑스 앞 영동대로 지하에는 고속열차와 도시철도, 지하철 및 버스와 택시 등이 환승이 가능한 말 그대로 복합환승센터가 지어집니다.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에 대규모로 조성하는 국제교류복합지구의 교통 관문으로 쓰이게 되는 겁니다. 이는 코엑스 맞은 편 옛 한전부지에 현대차그룹의 사옥으로 쓰일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 건설 계획과 맞물리며 강남권 최대의 개발 사업으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이번 사업은 강남 한복판에서 짓는 초대형 사업으로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GBC도 올 1월 국토부 수도권정비위원회 승인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미 5년 전 발표됐던 사업임을 감안하면 해당 재료는 이미 주택시장에 상당히 반영돼 있다는 주장을 내 놓기도 합니다.
실제로 지난달 국토교통부는 올해 서울 평균 개별 공시지가가 12.35%로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중 강남구는 중구(20.49%)에 이어 두 번째(18.74%)로 많이 오른 지자체로 집계됐습니다. 국토는 삼성동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 및 영동대로 통합개발계획이 땅값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파트값 가격 하락을 지키는 저지선으로도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정부의 정비사업 규제로 강남권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하지만 재건축 예정 단지들의 가격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 개발지 주변에는 대치동 은마, 미도, 대치쌍용, 대치우성, 우성 1~3차, 아시아선수촌, 청담삼익 등 굵직한 재건축 예정단지들이 몰려 있습니다.
다만 변수는 남아 있습니다. 주택시장 과열을 우려해 추후 사업 승인이 더디게 진행되거나 추후 단계인 기본 설계, 입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개통시기가 예정보다 훨씬 느려질 수 있습니다. 또 광역복합승센터에 들어가는 GTX 등광역교통망 구축 사업이 예정대로 순항할지도 미지수입니다. 이번 초대형 개발 사업이 강남 주택시장 상승의 화약고로 작용할지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