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시계제로 한반도, 전략포럼에서 길을 묻다

이성재 기자I 2019.06.03 06:30:00
[이성재 이데일리전략포럼 사무국장] 최근 급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의 정세를 표현한 가장 적절한 단어로 ‘시계제로’ 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 틈새에 낀 한국의 앞날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고 국제사회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쪽으로 다가서는 듯하다. 관세에 이어 화웨이 때리기에 나선 미국은 세계 우방국에 ‘화웨이 봉쇄령’을 내리며 그 힘을 과시하고 있다. 적과 동지를 명확히 구분하겠다는 것이다. 과연 한국의 대안은 무엇일까.

12일과 13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선 이러한 한반도의 정세와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세계적인 정상급 리더와 전문가들이 모여 ‘한반도, 혼돈과 위기를 넘어서’란 주제로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을 열고 해법과 대안을 모색한다. 특히 이번 ‘이데일리 전략포럼’은 정치와 경제분야를 나눠 ‘파워게임, 누가 주도하는가’ ‘경제전쟁, 무엇을 얻어낼 것인가’를 소주제로 양일간 심도 깊은 논의를 끌어낼 예정이다.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맥스 보커스 전 중국주재 미국대사는 사전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마찰이 트럼프와 시진핑의 정치적인 이해득실이 맞물린 국면이라 쉽게 풀리진 않을 것”이라며 “미중 무역협상 극적 타결을 기대말라”고 경고했다. 결국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이 G2시대의 종말을 알리며 세계는 자국 이기주의와 보호주의 속에 한반도는 더욱 격변의 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이야기다.

아직 단언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은 이러한 상황 속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란 오랜 카테고리를 형성하며 살아온 한국으로선 이제 선택의 길만 남았다.

이미 일본은 그 길의 해답을 찾은 듯하다.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보여준 정상외교는 한국에 다양한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굴욕외교라는 엇갈린 평가도 있지만 미·일 간 끈끈한 밀월관계를 재차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번 양국 정상의 만남은 미국과 일본이 협력자가 아닌 동반자로서의 위치를 세계에 확실히 보여줬다.

이처럼 아베 총리가 ‘관광 가이드’란 비난까지 들어가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행한 극진한 대접은 자국의 이익과 국민만을 생각한 무서운 집념이 빛어낸 결과다. 미국은 살아 있는 권력이고, 트럼프의 한마디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아베 총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이제 북·미관계에서도 중재자로서 위상을 다지고 있다. 그동안 중재자를 자처한 한국은 설 자리를 잃어가는 모습이다. 결국 남북관계가 당사자 아닌 제3자의 힘의 논리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보다는 한반도 평화체제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자칫 ‘공수래공수거’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류의 역사는 빼앗고 빼앗기를 되풀이하며 발전해왔다. 이 모든 근간은 경제다. 나라의 경제가 넉넉해야 국력을 키울 수 있으며 국제사회에서 높은 경쟁력과 위상을 높일 수 있다. 한국은 더 이상 시간이 없다. 거대한 소용돌이 끝에 놓여 있는 한반도를 놓고 또 한 번의 도전과 모험을 시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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