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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대정부질문에서 질의를 하지 않는 의원들까지 나서 끊임없이 고성을 주고받았다. 당시 사회를 보던 국회부의장에게 집권여당 원내사령탑이 항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6일 이데일리가 대정부질문 이틀간 있었던 여야 의원들의 발언과 행동들을 정리해봤다.
◇민주·한국 “조용히 하라”며 고성 주고받아
첫 발단은 ‘정부 비인가 자료 불법 열람 논란’의 당사자인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과 그와 그의 보좌진을 고발한 기획재정부의 수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대치였다. 심 의원은 질의에 앞서 자신의 의원실에서 ‘한국재정정보원이 운영하는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 내 재정분석시스템(OLAP)’을 통해 비인가 자료에 접근하는 상황을 녹화한 영상을 공개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야유를 쏟아 부으며 심 의원을 힐난했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왜 남의 집에 들어가느냐”고 지적했고, 한국당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자 주변의 민주당 의원들이 “조용히 하라”며 엄호했다.
김 부총리가 심 의원의 영상을 본 뒤 “불법적으로 얻은 정보”라고 선을 긋자 이번에는 한국당 의원들이 “뭐라고 하는 거냐”며 “질문에 답을 하라”고 압박했다.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정진석 의원은 책상을 손바닥으로 내리치면서 “막아 놓지 않은 게 잘못 아니냐. 김 부총리는 사퇴하라”고 했다.
김 부총리가 자료습득 과정의 불법성을 재차 강조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당신이 판사냐”고 따져 물었다. 민주당 의원들도 심 의원에게 “잘못을 시인하라”고 소리를 질렀고, 심 의원의 발언 때마다 “그게 뭐냐”고 야유를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사과하라. 자료를 반납하라”고 심 의원에 날을 세웠고, 한국당 의원들은 김 부총리에게 “검찰 대변인이냐. 공직자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김 부총리의 모든 답변이 끝난 뒤 한국당 의원들은 “업무추진비 국회 감사를 받아라”고 요구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심 의원이 국회부의장일 당시의 특수활동비를 공개하라. 김 부총리 잘했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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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한국당 의원들의 극한 대치는 사실상 ‘제2의 유은혜 청문회’가 된 4일 대정부질문에서 한층 격해졌다. 각 당의 원내사령탑인 홍영표·김성태 원내대표가 몸의 대화를 나누면서 격돌하기까지 했다.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됐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신임 국무위원 자격 인사에서부터 여야는 신경전을 벌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유 부총리 발언 내내 “창피하다. 사퇴하세요”를 반복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유 부총리에게 “잘했다”며 응원을 보내며 맞받았다.
이후 주광덕 한국당 의원이 유 부총리의 자질문제를 계속 거론하자 홍 원내대표가 의장석으로 나가 사회를 보던 한국당 소속 이주영 국회부의장에게 “솔직히 이런 것은 의장님이 제지해주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하지만 이후 이철규 한국당 의원도 같은 취지의 질의를 이어가자 홍 원내대표는 다시 의장석으로 나가 “정책질의를 해야지 이런 식은 인격모독”이라고 다시 한 번 제지를 요청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홍 대표는 들어가라. 질문도 허락받고 하느냐”고 했고 급기야 김 원내대표까지 의장석 앞으로 나가면서 분위기는 한층 거칠어졌다. 김 원내대표는 “왜 대정부질문을 방해하느냐”며 홍 원내대표의 팔목과 팔을 잡아끌었고, 양측은 서로 밀치면서 신경전을 벌였다.
결국 오후 질의 시간에 원내교섭단체인 민주당과 한국당·바른미래당이 각각 한 차례씩 이런 상황에 대해 의사진행발언을 하는 것으로 정리하면서 여야의 대치는 일단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