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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청량리역(무궁화호)을 기준으로 2시간 30~40여분 걸리는 곳에 자리한다. 이곳에서 만난 윤현숙(49) 영주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장은 시장 역사부터 설명했다. 윤 단장은 “영주365시장은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옛 영주역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며 “인근 풍기·봉화·예천·단양군 등과의 접근성이 좋아 활성화를 이뤘다”고 말했다.
영주365시장은 선비골전통시장·골목시장·문화의거리 상인회가 함께 사용하는 공동브랜드다. 점포 수는 373개이고 상인 650여명이 상주하고 있다. 하루평균 고객 수는 3800여명, 연매출은 약 480억원이다.
영주365시장만의 특산품으로는 제사요리인 각종 전과 문어가 꼽힌다. 영주는 예로부터 선비의 고장으로 유명했다. 윤 단장은 “제사요리가 다른 지방에 비해 발달했고 자연스레 각종 전 요리가 시장의 명물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서울에서 보기 드문 ‘배추 전’을 맛볼 수 있었는데 오묘한 맛이 막걸리 안주로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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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365시장은 근 20여년 동안 쇠퇴의 길을 걸었다. 김주구(52) 묵호문어 사장은 “영동선이 생긴 후 1970~80년대 만해도 매일 도로가 사람들로 꽉 찼다”며 “상인들의 ‘나무 돈통’이 꽉꽉 차서 넘쳤던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인구 20만에 육박하던 경북 북부권 대표 도시였지만 탈농촌화·고령화는 피할 수 없었다. 인구는 꾸준히 줄어 올해 기준으로 겨우 인구 10만을 유지하는 소도시가 됐다.
전통시장 현대화도 다른 시장에 비해 늦었다. 배경하(52) 청명식품 사장은 “올해서야 시장에 아케이드(비 가림막)이 생겼다”며 “이렇게 시장에 축제 분위기까지 나니 신기히다”고 만족했다.
영주365시장은 관광객 유입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특히 지역 유명 행사인 풍기인삼축제와 연계해 셔틀버스를 운영했다. 가족과 함께 관광 온 최승윤(36)씨는 “전통시장하면 트로트나 각설이 공연이 떠올랐는데 팝페라가 시장에 울리니 색다르게 느껴진다”며 “시장에서 준비한 팝업스토어에서 추억의 뽑기, 교복 갈아입기를 할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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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를 맞은 시장 상인들의 마음가짐도 남달랐다. 권용락(46) 선비골전통시장상인회 회장은 “여기는 대형마트 보다 훨씬 싱싱하고 좋은 물건을 납품하는 건강한 시장”이라며 “축제기간 중 불편한 점이 다소 있을지라도 우리 상인부터 최선을 다해 고객을 모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