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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 위원화 자금을 빌린다. 사우디가 미국 달러 이외의 다른 나라 통화의 자금을 들여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하메드 알-타와이즈리 경제기획차관은 24일(현지시각) 사우디 제다에서 열린 사우디-중국 콘퍼런스에서 중국 위안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판다 본드’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조달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판다 본드는 외국인이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을 말한다. 중국 투자자에게 판다 본드를 발행해 중국 위안화 자금을 차입하겠다는 것이다.
저유가로 인해 재정이 부족해진 사우디는 최근 몇 년 간 수천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해외에서 빌렸다. 하지만 모두 미국 달러 자금이었다. 중국 위안화 자금을 차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알-타와이즈리 차관은 “차입 기반을 다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분적으로 위안화 자금을 조달하면, 사우디 금융시장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행(BOC)과 공상은행(ICBC) 등 중국 금융권도 사우디의 판다 본드 발행에 관심이 높다. 공상은행 관계자는 콘퍼런스에서 “사우디의 판다 본드 발행에 기꺼이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사우디는 중국과 부쩍 가까워졌다. 이번 콘퍼런스에 참석한 할리드 알-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와 중국이 200억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를 50대 50 지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프라와 에너지, 광산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살만 사우디 국왕은 지난 3월 중국을 방문해 정유, 화학, 경공업과 전자 등의 산업 분야에서 최대 650억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