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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석 탑코 대표 "사드 복병 뚫고 탑툰 中 진출... '웹툰 한류' 전파"

김정유 기자I 2017.03.10 05:00:00

4월 중국 진출... 현지 파트너사와 합자법인 설립 예정
중국 작가 발굴 박차... 올해 중국 매출 50억원 목표
올해 매출 500억원 기대... 2분기부터 공격적 마케팅 계획

유정석 탑코 대표가 서울 구로구 본사 로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 대표는 “올해 중국시장에 진출해 매출 5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김정유 기자)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과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지만 탑코는 현지 파트너사들과 만든 합자 플랫폼을 통한 철저한 현지화로 중국시장을 도모할 계획입니다.”

9일 서울 구로구 탑코 본사에서 만난 유정석(32) 대표의 얼굴은 중국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과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네이버와 다음 등 대형 포털업체를 제외한 국내 유료 웹툰 플랫폼 중 해외 진출에 가장 활발하다고 평가를 받는 탑코답게 올해 거대 중국시장 선점을 회사의 최우선 목표로 뒀다. 2014년 1월 유 대표가 설립한 탑코는 유료 웹툰을 서비스하는 ‘탑툰’을 운영하며 지난해 매출 330억원을 올렸다.

유 대표는 “중국에 내자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현지화를 꾀할 예정”이라며 “현재 중국의 사드 보복이 점차 심해지고 있지만 이런 방식으로 진출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웹툰업계에서의 연구개발(R&D)은 작가 발굴도 포함된다. 유 대표는 최근까지 중국을 오가며 현지 작가 발굴에 적극 나서왔다. 그는 “중국에도 게임 일러스트레이터 등 세계적인 기술자들이 많다”며 “중국에도 최근 웹툰 업체들이 한 달에 10개씩 생기는 등 붐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어 내가 현지 작가 발굴에 직접 나서고 있다. 이들이 그려낸 웹툰이야 말로 중국에 진출한 탑코의 현지화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다음달 탑툰으로 중국시장에 본격 진출한 이후 단계적으로 투자 단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처음에는 20명 규모로 시작해 점차 인력을 늘리면서 규모를 키우고 현지 작가 그룹도 넓혀갈 방침이다.

탑코가 그리는 중국시장에서의 목표도 야심차다. 유 대표는 “5년 안에 5억 다운로드(모바일 애플리케이션)를, 올해는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것이 목표”라며 “최근 중국 제작사들이 탑툰의 판권 문의를 해올 정도로 관심이 많아 올해 중국시장 매출 기대치도 최대 50억원”이라고 밝혔다.

탑툰에서 중국에 선보일 옥중화(가제) 콘티의 한 컷. (사진=탑코)
유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 1위 웹툰 플랫폼’이다. 때문에 유 대표는 탑코 설립 초기부터 수출에 주력해왔다. 회사 설립 2년차인 2015년 일본과 대만에 플랫폼을 론칭해 지난해 300만 달러 이상의 해외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는 수출로만 500만 달러를 벌어들이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는 “중국시장 진출과 함께 일본에서도 현지 디지털만화사이트 등과 제휴해 이익 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일본 단행본 유통회사와의 계약을 통해 현지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유정석 탑코 대표가 서울 구로구 본사 사무실에서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 탑코는 웹툰 플랫폼 ‘탑툰’을 운영하며 신진 작가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업체다. (사진=김정유 기자)
20대부터 인터넷 영화 사이트를 추천하는 방식의 마케팅 사업을 펼쳐 돈을 벌었던 유 대표는 독자들의 수요가 있었던 성인웹툰을 사업화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2014년 탑코를 창업했다. 최근 2~3년 사이 레진코믹스, 투믹스, 코미카 등 유사 유료 웹툰 플랫폼들이 생기면서 국내 경쟁도 치열해졌다. 과거 창업자로서 경영 이선에 있던 유 대표는 업계 경쟁이 심화하자 지난해 말부터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탑코를 전면에서 이끌고 있다.

“탑툰의 웹툰 ‘은하’를 보고 2~3번이나 울었다”는 유 대표는 힘있는 웹툰과 작가를 발굴하는 것이 웹툰업계의 진정한 R&D라고 봤다. 그는 “신인 발굴의 경우 내가 직접 웹 서핑도 하고 미팅도 한다”며 “지망생임에도 불구하고 대표인 내가 직접 만나 작품만 좋다면 고료도 타 작가 못지않게 제안한다. 이런 발굴 밖에 답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독자 만족을 줄 수 있도록 철저한 검증과 함께 세이브 원고(미리 준비된 원고)를 확보한 이후 연재를 진행할 것”이라며 “앞으로 나오게 될 양질의 작품들만 약 50개가 기다리고 있고 이중 전연령 작품(비성인 작품)은 30개 정도가 나올 예정”이라고 자신했다.

탑코는 올해 500억원의 매출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중국진출과 함께 국내에서도 광고·마케팅 투자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유 대표는 “올 2분기부터 매출 확대를 위해 브랜드 광고 등에 투자비를 증축해 전면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해외에서도 향후 게임, 드라마, 영화 등 많은 문화 콘텐츠의 지적재산권(IP)이 웹툰에서부터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웹툰 IP 사업도 적극적으로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정석 탑코 대표가 직원들의 근무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 위해 사무실 로비에 만들어 놓은 장식들. 유 대표는 “시즌, 계절별로 회사 분위기를 바꿔 직원들의 업무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사진=탑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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