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안 되는 완성차 회사 납품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가 하는 우스갯소리다. 실제 세계 1위 자동차 부품사인 독일 보쉬와 4~5위 콘티넨탈, ZF는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포르쉐·아우디 등 10개 계열사를 거느린 폭스바겐그룹 같은 완성차 고객사와 대등한 위치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납품한다. 몇 안 되는 완성차 회사 납품에 목을 매는 국내 중소 부품사로선 꿈 같은 이야기다.
보쉬는 1886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작은 공업소로 출발했으나 130여년 역사를 거치며 연 매출 448억달러(약 51조원)의 초대형 다국적 회사로 거듭났다. 특정 완성차 회사에 매출이 편중돼 있지 않은 건 물론이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 대부분이 보쉬를 롤 모델로 삼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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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매출 360억달러(약 41조원)의 세계 2위 부품사인 일본 덴소도 영향력 면에선 보쉬와 견줄 만하다. 도요타자동차로부터 1949년 분리한 범 도요타 계열사란 점에서 그 태생은 다르지만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덴소 출신이 회장직을 맡는 등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 자동차 부품사 현대모비스가 스스로 최고경영자(CEO)를 선출하는 셈이다.
연 매출 321억달러(약 37조원)의세계 3위 자동차 부품사인 캐나다 마그나도 전 세계적으로 완성차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1957년 설립 이래 완성차 이상의 엔진·변속기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GM·포드·크라이슬러를 중심으로 부품 납품을 확대했고 현재는 유럽과 아시아 등에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는 연 매출 2조원대의 독일 변속기 회사인 게트락도 인수했다.
세계 주요 자동차 부품사 중 유일하게 자국 내 완성차 회사가 없는 독특한 케이스이기도 하다. 전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는 자국의 보호를 토대로 성장해 왔기 때문에 부품사 역시 이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국 내 수요 기반이 미국·일본 등 경쟁국보다 적은 한국 자동차 부품사로선 롤 모델인 셈이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모든 자동차 부품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들처럼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완성차 이상의 굳건한 지위를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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