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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직장인, 투자공부는 선택 아닌 숙명
번듯한 직장, 평생 직장은 이제 옛말이다. 더이상 ‘신의 직장’도 존재하지 않는다. 삼성전자, KT 등 내로라는 대기업 직장인들도 불안한 노후 준비를 위해 스스로 ‘직터디족(회사와 투자 스터디를 병행하는 직장인들)’의 길을 택하고 있다.
S사 입사 3년차인 조봉찬(29)씨는 지난해말부터 본격적으로 부동산 경매 공부를 시작한 케이스다. 그동안 두 채의 아파트를 매입한 그는 “직장을 그만두기 위해 투자를 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보다는스스로 벌어서 결혼도 하고 월급 이외에 수입을 만들고 싶어 부동산 투자 공부를 한다”고 말했다.
네어버 카페 ‘부동산 오아시스’ 김형일 대표는 “최근 대기업에 다니는 젊은 친구가 부동산를 배우기 위해 찾아왔다”며 “그만큼 요즘 젊은 직장인들의 절박함을 느낄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반 직장인 뿐 아니라 전문직, 공무원들도 부동산 경매 학원이나 스터디 카페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28세 100억 부자로 유명한 신정헌 대표가 운용하는 ‘에누리 하우스’의 올 1분기(1∼3월) 수강생은 작년 동기에 비해 40~50% 늘었다. 신 대표는 “수강생 중에 의사, 한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군들도 많다”며 “이제는 투자가 선택이 아닌 숙명인 시대”라고 말했다.
최근 젊은 직장인 투자자들이 늘면서 비슷한 경력을 가진 대기업 출신 스타 강사들이 뜨고 있다. 1년 만에 상가·토지분야 인기강사로 떠오른 김 대표도 유통 대기업 GS리테일 출신이다. 홈플러스로 입사해 GS리테일에서 10년 이상 입지분석 경험을 쌓은 그는 성공한 개인 투자자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그야말로 판자촌 출신의 흙수저였다”며 “다른 직장인들에게도 부동산 투자로 성공하는 방법을 전수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 스타 강사들은 특정 카페가 아닌 개인 블로그를 통해 수강생을 모집하기도 한다. 현재 대기업 직장인이며스타 강사인 김학렬 부동산 칼럼리스트(‘빠숑의 세상 답사기’ 블로그 운영)의 특강은 신청 시작 몇 분만에 마감이 될 정도다. 300명을 모집하는 특강에 정원이 전부 마감되며, 여러 번 반복해서 듣는 청강생들도 부지기수다. 김씨는 “수강생 대부분이 직장인”이라며 “대형 건설사, 시공사 심지어 기획재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고위 공무원들도 온다”고 귀뜸했다.
부동산을 학군으로 분석해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이주현 ‘짠돌이 내집마련 부동산 교실’ 운영자도 토익 강사 출신이다. 지난 10년간 사교육 업계에 종사하며 직장 생활을 했지만 최근 부동산과 학군을 접목한 특강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기업에 근무하며 투자를 병행하고 있는 유성철(40)씨는 “전업 부동산 투자자 보다는 직장 생활과 투자를 병행했던 강사들의 경험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며 “비슷한 처지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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