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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보다 사람]'학점·어학성적 안봅니다'..공모전입상자 등 채용문 넓혀

이진철 기자I 2016.03.25 06:00:00

대기업, 탈스펙 맞춤형 인재채용이 대세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주요 대기업들이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시작했다. 국내외 경기 침체로 기업들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든 수준의 채용을 계획하고 있어 좁은 취업 문을 통과하기 위한 청년들의 경쟁은 어느 해보다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최근 대기업들은 지원서류에 학점, 어학성적, 사진, 가족관계 등을 기재하지 않도록 하거나 블라인드 면접을 도입하는 등 탈스펙 채용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대기업의 대졸공채 제도변화에 맞춰 취업준비생들도 취업준비 전략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 지원자 신상정보 가린 블라인드 면접 도입

삼성그룹은 작년 하반기부터 학점제한을 폐지했다. 면접은 창의성 면접을 도입해 지원자의 문제해결 능력과 논리전개 과정을 평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13년부터 지원서류에 사진, 가족정보, 해외경험 등의 기입란을 삭제한 데 이어 작년부터 동아리, 봉사, 학회활동 기입란도 없앴다. 작년 하반기부터 1차 면접 복장을 자율화했다.

SK그룹은 작년부터 지원서류에 사진, 어학성적, IT활용능력, 해외경험, 수상경력, 주민번호, 가족관계 등의 기입란을 삭제했고, 자기소개서 위주의 서류전형을 진행하고 있다. LG그룹도 지원서류에 어학성적, 자격증, 수상경력, 인턴경험 등의 스펙 관련 기입란과 주민번호·사진·가족관계 등의 개인정보 기입란을 삭제했다.

한화그룹은 인적성검사를 없애고, 면접에서는 대부분의 계열사가 3차이상의 면대면 심층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그룹과 GS그룹은 1차 실무진 면접에서 지원자의 출신학교 등을 가린 블라인드 면접을 실시한다.

◇ 공모전 입상자·파워블로거 채용대상 다양화

주요 대기업들은 일반 채용전형과 별도로 공모전 입상자나 파워블로그 등 특이경험자를 우대하는 스펙타파 인재발굴형 채용전형 도입을 확대하는 추세다.

삼성그룹은 ‘SCSA’(삼성컨버젼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참가자는 6개월간 채용내정자 신분으로 삼성전자, 삼성SDS에서 소프트웨어 개발관련 교육을 받은 후 수료시 해당 기업에 입사하게 된다.

현대자동차는 인사담당자가 전국의 대학교 캠퍼스를 방문해 입사대상자를 캐스팅하고, 3개월간 인성 중심 평가를 진행 후 최종 선발하는 ‘The H’ 전형을 운영하고 있다.

SK그룹의 ‘바이킹챌린지’ 전형은 자유형식의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야 한다. 면접은 자기PR면접과 심층면접이 있으며, 2개월간의 인턴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하면 SK계열사로 입사하게 된다.

LG그룹은 대학생 해외탐방 프로그램 ‘LG글로벌챌린저’를 운영하고, 우수 입상자에게 인턴 또는 정규직 입사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대회 ‘LG코드챌린저’를 개최해 우수 입상자에게 신입공채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부터 ‘스펙태클 오디션’을 개최해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채용로드쇼’를 통해 선배사원이나 인사임원이 직접 학교를 방문해 현장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 멤버십 프로그램(HMP)를 운영하며, 수료자에게 신입공채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정조원 전경련 환경노동팀장은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영어성적, 자격증, 봉사활동, 어학연수 등의 스펙을 갖추려고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지만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그룹에서는 지원자의 독창적 아이디어, 직무능력을 기준으로 인재를 채용하는 스펙타파 채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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