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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띠 경제리더]56년생 권선주·함영주 '금융혁신' 깃발 들다

이성기 기자I 2016.01.01 01:00:00

''환갑'' 맞은 금융·산업·유통 수장들
KB금융 ''비장의 카드'' 김옥찬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 이끌듯
삼성전자 신종균, LG전자 조성진
신세계DF 성영목, 현대百 이동호
그룹차원의 新성장동력 발굴 나서

[이데일리 이성기 함정선 장종원 기자] 2016년 ‘병신년(丙申年)’은 원숭이띠의 해다. 12지(支) 가운데 아홉 번째 동물인 원숭이는 인간과 가장 많이 닮은 영장동물로 꾀가 많고 천부적인 재질을 지니고 있다. 또 자식과 부부 간의 사랑이 극진해 민속에서는 원숭이를 장수와 가족애의 상징으로 여겼다. 창자가 끊어질 정도의 지극한 모정을 의미하는 ‘단장(斷腸)’ 고사 역시 원숭이에서 유래했을 정도다.

특히 2016년은 60갑자상 ‘붉은 원숭이의 해’로 강하게 뻗어가는 기운과 열정을 상징하고 있어 그만큼 새해는 모든 면에서 역동적인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0갑자상 한 바퀴를 돌아 내년에 환갑을 맞는 56년생 CEO들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인터넷은행 출범 등 격변의 금융권

인터넷은행 출범 등 내년 격변의 시기를 맞는 금융권에서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 대표적인 원숭이띠 CEO다.

지난해 9월 통합은행 출범과 함께 통합은행 초대 행장에 오른 함 행장은 취임 당시 ‘중앙 무대 경험이 없다’는 안팎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통합은행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업맨’ 출신답게 직접 현장을 누비며 영업에 나서는 등 영업 중심 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힘썼다. 지난해 말에는 세계적 금융전문지 ‘더뱅커(The Banker)’가 영국 런던에서 주최한 ‘올해의 은행’ 시상식에서 ‘아시아 태평양 최우수 은행’ 상과 ‘대한민국 최우수 은행’ 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쾌거도 올렸다. 특히 노사상생 선언을 도출하면서 모범 인수합병(M&A) 선례를 만든 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6년 글로벌 100대 은행 진입’이란 비전을 내세운 권 행장은 남성 위주의 금융권에서 ‘국내 최초 여성 행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안정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수익성 향상과 중소기업금융 지원, 핀테크 육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 경제전문지 ‘포춘’이 지난해 9월 발표한 ‘2015 가장 영향력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여성 기업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국내 여성 기업인 중 권 행장을 비롯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3명만 포함됐다.

SGI서울보증에서 친정인 KB금융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김옥찬 KB금융 사장 역시 변화의 중심에 서게 됐다. 2년 만에 사장직을 부활시킨 윤종규 KB금융 회장에게 김 사장은 비은행 부문 강화 등 ‘하나의 KB, 모든 부문 1등 KB’를 만들기 위한 ‘비장의 카드’인 셈이다.

윤 회장이 그룹 총괄 및 은행 경영을 맡고 김 사장은 KB금융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역할 분담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 측은 “비은행 부문 강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시점에서 조직 안정화 및 인수합병(M&A) 등 그룹 최대 이슈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라이벌 삼성·LG 전문 경영인에 다수 포진

새해에 환갑을 맞는 산업계 총수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1996년부터 코오롱그룹을 이끌어 온 이웅렬 회장은 그동안 꾸준한 사업 다각화로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힘써왔다. 화학소재 바이오, 건설·레저 서비스, 패션·유통 등 크게 3개 부문을 주력 사업으로 키워낸 이 회장은 최근 바이오, 수처리, 연료전지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한창이다.

재계 라이벌인 삼성과 LG의 핵심 전문 경영인에도 원숭이띠 CEO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삼성그룹에는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 부문 사장을 비롯해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 정유성 삼성SDS 사장, 김종중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신 사장은 삼성전자 휴대폰·스마트폰 사업을 이끌며 최고 연봉 샐러리맨에 오른 성공 신화의 대표적 인물이다. 최근 삼성인사에서 겸직해 온 무선사업부장 자리를 후배 고동진 사장에게 물려주면서 중장기 사업전략 구상 및 신규 먹거리 발굴 등에 전념하는 임무를 맡았다. 삼성SDS 대표이사에 오른 정유성 사장은 삼성전자 인사팀장과 삼성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 삼성종합화학 대표 등을 역임한 인물로 전문성을 살려 인적 경쟁력 제고에 주력하면서 삼성SDS가 글로벌 ICT 기업으로 도약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에는 하현회 LG 사장,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 사장 등이 원숭이띠 CEO다.

조성진 사장은 세탁기 분야 최고 전문가로 지난해 세탁기 두대를 결합한 ‘트윈워시’를 개발하는 등 LG전자 생활가전 글로벌 경쟁력을 드높인 1등 공신이다. 최근 LG그룹 인사에서 부문별 책임경영제가 강화되면서 역할이 더욱 강화됐다. 이우종 사장은 LG그룹의 핵심 미래 먹거리인 전장부품사업을 맡고 있다. 특히 구본준 부회장이 지주사인 LG의 신성장산업추진단장으로 이동하면서 자동차 부품 등 그룹 차원의 미래성장사업을 집중 지원할 예정이어서 이 사장의 역할도 더 중요해졌다.

김동수 대림산업 사장,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강석희 CJ헬스케어 사장, 한상호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오세영 KTH 사장, 윤기수 세아베스틸 사장, 박용환 한온시스템 사장 등도 원숭이띠 전문 경영인이다.

◇유통업계, 전문 경영인 맹활약

유통업계는 2016년 ‘붉은 원숭이’들이 중심에 선다. 공교롭게도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가 주요 기업들의 수장들이 모두 1956년생 동갑들이다.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 이동호 현대백화점 사장은 새해 나란히 환갑을 맞는다. 이들은 전문 경영인으로 각 그룹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다.

이원준 대표는 롯데 그룹 내 ‘백화점 통’으로 불린다. 이번 인사에서 유임되면서 새해 롯데쇼핑의 성장과 경영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성영목 사장은 신세계그룹의 시내면세점 사업권 획득 선봉에 섰던 인물이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면세점 경쟁에서 신세계그룹이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전략과 비전을 제시할 전망이다.

이동호 사장은 현대백화점 기획담당, 기획조정본부 등을 거친 인물로 그룹 내 ‘실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새해에는 특히 현대백화점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일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너가 출신의 원숭이 띠 재계인의 활약도 두드러질 전망이다.

김성주 회장은 대성그룹 막내딸로 태어나 스스로 성주그룹을 세웠으며 MCM 글로벌 사업을 인수하며 세계 40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글로벌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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